(50대 퇴직…10년의 강)②남은 건 집 한 채…월세 vs 배당 vs 주택연금
55세 주택연금 개시, 월수령액 너무 적어
월세든 배당이든 주택 다운사이징 필요
연 5% 분리과세 배당이면 가능
2026-01-27 06:00:00 2026-01-27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50대 초중반에 직장을 그만둔 이들에겐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고정된 현금흐름이 끊긴 상태에서 아직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자녀를 마저 지원해야 하고 가계도 꾸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돈 들어갈 곳은 변함이 없는데 이들이 가진 자산은 집 한 채가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장 재취업을 하지 못해도 연금 수령을 개시해 일정 기간 버틸 수는 있지만 결국엔 집을 활용하는 선택 앞에 놓이게 됩니다. 물론 주택담보대출을 전액 상환했고, 집을 부모의 노후 재원으로 쓴다는 가족의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15억 아파트로 주택연금 월 177만원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안은 주택연금입니다. 거주와 노후생활비 고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문제는 50대에 주택연금을 시작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부담과, 일단 받기 시작하면 다른 쪽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내 집으로 주택연금을 신청할 경우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 메뉴 ‘예상연금조회’에서 아파트와 평수를 입력, 시세를 확인한 뒤 이를 기초로 정액형, 증액형, 증가형 등을 선택하면 각각 매달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조회됩니다. 
 
만 55세 A씨가 조회한 아파트의 시세는 11억8000만원입니다. 이 집을 담보로 평생토록(종신형) 동일 금액(정액형)을 받을 경우로 설정하자 월 174만5330원이 산출됐는데요. 이 돈으론 자녀의 학비 지원은 물론 부부의 최저생활비조차 댈 수가 없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15억원을 넘었습니다. 이에 기준해 주택연금을 계산하면 월 수령액이 조금 더 늘긴 하지만, 거의 전 재산에 해당하는 집으로 만들어내는 추가 현금흐름치곤 기대 이하입니다. 너무 일찍 시작해 수령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최저시급 일자리를 구해서 보탠다고 해도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아파트에 자산 올인…결국 ‘다운사이징’ 
 
주택연금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한다면 다운사이징이 필수입니다. 집 크기를 줄이거나 전월세로 돌리고 가용할 재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외곽 지역으로 이사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마련한 돈을 어떻게 활용해 현금흐름을 만들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27%입니다. 지역에 따라 강남, 용산 등 핵심 지역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더 낮고 외곽 지역은 높겠지만 매매가가 15억원인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서 만들 수 있는 돈은 7억~8억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 돈을 전액 활용할 수도 없습니다. 본인이 거주할 집도 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월세로 돌리는 경우엔 월세로 부부의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데요. 월세 아파트가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서울 아파트의 월세수익률이 2% 남짓인 시대에, 살던 아파트를 월세로 주고 따로 집을 얻어 산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결정은 아닙니다. 이는 월세보다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에나 적합한 투자라서 다주택자가 아닌 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목적으론 어울리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인데요. 월세 수입이 목적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주어진 혜택도 줄이는 마당에 굳이 낮은 수익률의 자산에 투자할 유인이 떨어집니다. 
 
물론 불편을 감수할 각오가 있다면 전월세로 돌린 후 서울 또는 서울 인접지에서 거주할 만한 적당한 매물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사실 서울 노원구만 해도 24평 안팎, 전용면적 59㎡ 정도면 오래된 주공아파트도 매매가가 5억원을 훌쩍 넘지만, 금천구, 관악구 일부 지역에선 5억원 이하로 찾을 수 있습니다. 경기도권으로 넓히면 산본신도시, 고양시 덕양구 등에도 있습니다.
 
재원을 3억원으로 줄인다면? 후보지가 급감하지만 고양시 행신동 등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예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간다면 가용 재원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귀농·귀촌했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종합병원, 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월세보다 배당
 
15억원 아파트를 팔고 5억원에 집을 사거나 전세로 들어간다면, 산술적으론 10억원의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10억원 정도 재원이면 주택연금에 가입하거나 월세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보다 주식이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는 더 유리합니다.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엔 배당수익률이 연 5%를 넘는 고배당 종목들이 많습니다. 이런 주식을 10억원어치 매수해놓는다면 월세 수입이나 주택연금보다 월등히 많은 연 5000만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세제 혜택이 없는 일반 계좌로 투자한다면 세금은 신경 써야 합니다. 연 5% 배당이라도 15.4%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 후의 배당금은 4230만원입니다. 연간 이자배당 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은 종합소득세 산정에 합산돼 세금이 더 불어날 수 있는데요.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이 전혀 없이 이자와 배당으로만 연간 8100만원까지는 종합과세를 선택해도 추가로 세금을 내지는 않습니다.
 
만약 다른 일자리가 있어서 근로소득이 발생했다면, 배당금과 합산해 5000만원을 넘을 텐데요. 다른 소득을 합산해 5000만원이 넘으면 24%의 종소세율이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엔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계좌 활용이 필수입니다. 
 
만 55세에 사적연금 수령을 시작해 연금소득까지 추가되면 소득이 더 커질 텐데요. 연금저축, 퇴직연금(IRP) 등 사적연금은 연간 수령액이 1500만원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면 종소세와는 무관합니다. 
 
노후 생활비를 위해 배당주를 선택한다면 배당수익률보다는 해당 종목, 즉 기업의 안정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성장성이 높지만 변동성도 큰 업종보다는 실적과 배당이 안정적인 통신사, 은행 또 꾸준한 매출과 배당 등으로 은퇴자들에게 인기 있는 맥쿼리인프라, KB발해인프라 등을 꼽을 만합니다. 인프라펀드에 투자한다면 납입액 1억원 한도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모투융자전용계좌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리과세 혜택은 2028년 말까지 연장된 상태입니다. 배당금을 인출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으나 원금에서 인출되는 방식으로는 가능합니다.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도 후보에 올릴 수 있는데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등의 분배금 수익률은 연 8%가 넘습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크게 올라 작년까지 연 5% 이상 배당하던 ETF 종목들의 분배수익률이 4%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아쉽습니다. 배당수익률만 보고 커버드콜 ETF를 매수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옵션 투자를 병행하는 상품 특성상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주가 낙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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