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실상 종결…시선은 '엘리엇 1300억' 취소소송으로
29일만에 소송비용 전액 환수…역대 국제투자분쟁 사건 중 최대 규모
론스타 2차 중재 제기 가능성도…정성호 "향후 동향 철저히 모니터링"
남은 건 1300억원대 엘리엇 취소 소송…이르면 내달 결과 나올 전망
2025-12-18 17:59:16 2025-12-18 18:53:53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13년간 이어졌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분쟁이 사실상 종결되면서, 시선이 '엘리엇 1300억원 취소소송'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7일 론스타로부터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정정절차 및 취소절차에 소요된 정부 소송비용 약 74억원 전액을 지급받고 환수를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1300억원 넘는 돈을 지급하라'는 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소송이 남았습니다. 해당 소송의 결과는 이르면 내달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법무부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론스타 측으로부터 ISDS 판정 정정절차 및 취소절차에 소요된 정부의 소송비용 약 74억7546만원 전액을 지급받아 환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한국 정부의 역대 ISDS 사건 중 최대 규모의 소송비용을 30일 안에 전액 환수한 겁니다. 
 
론스타와의 분쟁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12년 11월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으며, 이로 인해 46억7950만달러(약 6조9000억원)을 손해 봤다면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제기했습니다. 2022년 8월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측 청구를 일부 인용, 한국 정부에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650만달러(약 40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습니다.
 
이에 정부와 론스타 모두 원판정 취소를 신청했습니다. 론스타 측은 2023년 7월 론스타 측 패소 부분(약 95.4%)에 대해 '판정 일부' 취소 신청을, 우리 정부는 2023년 9월 정부 패소 부분(약 4.6%)에 취소 신청을 제기한 겁니다.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브리핑실에서 론스타 ISDS 취소 결정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지난달 18일 ICSID 취소위원회는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관련 ISDS의 원 중재판정을 취소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에 손을 들어준 겁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런 취소 결정 자체가 매우 드문 편입니다. 일부 취소가 아닌 전부 취소되는 경우는 1.6%대에 불과합니다. 
 
물론 론스타 측에서 2차 중재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ICSID 협약 52조 6항엔 "판정이 취소된 경우 당사자 일방의 요청이 있으면, 그 분쟁은 새로운 중재재판부에 회부할 수 있다"고 규정됐습니다. 당사자 요청이 있을 땐 새 중재판정부를 구성해 다시 판단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달 19일 "론스타 대변인이 '론스타는 새로운 중재판정부 앞에서 다시 사건을 제기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전날인 17일 "정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자세로 론스타 측의 향후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이다"라며 "만약 2차 중재가 제기된다면 이번 승소 경험과 축적된 역량 및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여 국익을 수호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023년 7월1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엘리엇 매니지먼트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후속조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은 문제는 1300억원대 규모의 엘리엇과의 소송전입니다. 이르면 내달, 정부가 엘리엇에 1300억원 넘는 돈을 지급하라는 ISDS 판정에 제기한 취소소송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영국 고등법원은 한국 정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정에 불복해 낸 취소소송의 파기환송심 구술변론을 이달 초 마무리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는 과정에 우리나라 정부가 압력을 행사, 약 7억7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2018년 ISDS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PCA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게 약 1억782만달러(약 1389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그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정부가 제기한 취소소송의 전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 해석 문제가 실체적 관할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반면 2심인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 7월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인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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