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절반 '상승거래'…불안한 세입자들
중구가 63%로 가장 높아…매물부족 우려도 커져
2024-05-20 15:01:42 2024-05-21 13:23:06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절반 가까이가 직전 거래보다 보증금이 오른 상승거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정책 자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20일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 48%가 1년 내 직전 거래와 비교해 전세 거래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44%였던 것보다 오른 수치입니다. 반면 하락거래는 41%로 일년 전과 비교해 감소했습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중구가 상승거래 비중이 63%로 가장 높았습니다. 정주 여건이 양호해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전세 신규계약이 다수 진행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어 은평구(61%), 종로구(56%), 용산구(54%), 금천구·동대문구(52%), 강북구(51%), 성북구(51%), 강서구(51%), 성동구(51%), 서초구(51%), 마포구(50%) 등의 순이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도심 접근성이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단지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면서 "여기에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 자금도 전세 수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강동구는 1년내 직전 거래가격과 비교해 전셋값이 낮게 거래된 하락거래 비중이 52%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새아파트와 기존의 신축들의 연달아 4년차에 도달하며 물량이 많아지며 전세수요가 분산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상승-하락' 거래 현황. (자료=직방)
 
전셋값 상승거래가와 함께 매물부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세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는데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전주(99.3)보다 0.8포인트 오른 100.1을 기록했습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이 많고, 100보다 높으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직방은 한동안 전세매물 부족 영향 등에 따라 서울 전세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024년 새아파트 공급량은 2만4139세대로 예년(2021-2023년 평균 2만6124세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강동구에 올 공급의 70%가량이 집중되며 지역별 전세시장은 매물 수급불균형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강동구에서는 올해 1월 고덕동 '고덕풍경채어바니티', 3월 상일동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의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하반기에는 강동헤리티자이를 시작으로 9월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 11월 1만 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코 앞…커지는 전셋값 상승 우려
 
2020년 7월 시작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의 만기 시점을 두달 여 앞둔 가운데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대 4년간 전세갱신청구권을 의무화하고 재계약 시 임대료 상승 폭을 직전 계약 5%로 제한해 해당 기간 인상분을 7월 이후 한꺼번에 올려받으려는 수요가 크기 때문인데요.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울에서 4년 계약만기 전세매물은 5만4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전세 대책을 포함한 주택 공급 확대 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개정 계획도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셋값이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일 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 불안 해소를 위한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입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를 기피하면서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져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진 만큼 빌라의 전세금 반환 보증제도 손질도 검토 중입니다. 
 
김은성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2020년 시작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2+2년)의 만기 시점이 8월에 다가오면서 계약갱신 만료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도 있지만 그동안의 가격이 반영되며 전셋값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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