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사들이 소비자를 상대로 보험금 반환 소송에 나서자 금융감독원이 경고 메시지를 날렸습니다. 그간 보험사들이 보험금 삭감을 위해 민사 조정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당국은 사적계약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보험금 분쟁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에 나섰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소비자에 보험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KB손해보험에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손보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고, 보험사에서 소비자 보호 방안을 만들어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면담 결과 금융당국의 개선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KB손보는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소비자 보호 조치의 일환으로 △소송관리위원회 위원수 확대 △소비자 지원 파트장 추가 인사 △소송 필요성 내부 논의 절차 확립 등을 마련했습니다. KB손보 관계자는 "소송 제기 승인 권한이 있는 소송관리위원회 인적 구성을 늘려 심의를 강화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 지원 파트장을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KB손보는 실손보험에 가입한 소비자 A씨에게 그동안 지급한 보험금 2억5000만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암환자인 A씨가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에서 면역치료를 받은 것을 두고 암에 대한 직접 치료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특히 면역치료를 받은 시기와 횟수, 간격을 볼 때 보험사기가 의심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반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A씨는 "집에서는 몸조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암치료를 위해서는 요양병원에서의 치료가 반드시 필요해 의사 소견에 따라 진료를 받았다"며 "4년 6개월여 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 보험금을 지급해왔는데 이제와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소비자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세영 변호사는 "실손의료비라는 것이 반드시 직접적인 치료만 보장한다거나 예방적인 치료는 보험금을 주지 않겠다고 돼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이런 부분이 전제됐다면 소비자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험사가 암환자를 대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기존에 지급한 보험금 반환을 요구하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변호사는 "KB손보와 유사한 소송이 여러건 진행되고 있다"며 "보험업계가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경우 금감원도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가 소비자에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심히 우려되는 경우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KB손보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사진=KB손해보험)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