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발언에 난감한 금감원…"언급 피하라" 임직원 함구령
김은경 "윤석열 밑 임기 마쳐 치욕"
본인 의지로 자리 지키고선 '딴말'
"금감원이 '정치인 등용문'인가" 지적도
2023-08-04 06:00:00 2023-08-04 08:01:16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의 발언에 금융감독원까지 술렁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정부에서 금감원 임원 임기를 마친 본인의 경력을 두고 치욕스러웠다고 표현했는데요. 임원 임기 3년을 이례적으로 모두 채우고, 재직 당시 각종 편의를 받아놓고서는 이제 와서 '치욕'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금감원에서는 김 위원장의 부원장 재직 당시 행적에 대해 '함구령'이 내려졌습니다.
 
"임기 다 보전받고 치욕이라니"
 
금감원 재직 관련 문제의 발언은 지난 1일 인천시장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임기 3년을 채운 지난 3월 윤석열정부에서 퇴임했는데요. 이를 두고 '치욕'으로 표현한겁니다.
 
금감원 부원장 발탁 때부터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인사로 분류됐습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출신인 윤석헌 금감원장이 외부 출신인 김 위원장을 발탁했기 때문입니다. 윤석헌 원장이 임기가 끝난 시점에는 차기 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금감원 재직 시절을 '치욕'이라고 표현 할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합니다. 김 전 부원장은 정권 교체 후 다른 부원장들이 자리를 옮기거나 떠날 때도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금감원장인 정은보 원장은 2021년 당시 하반기 부원장 인사를 통해 4명 중 3명의 부원장을 교체했는데요. 당시 김 위원장만 유임됐습니다. 금감원 수장이 교체되면 임원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을 받는 것인 관례입니다만, 김 위원장만 유일하게 사표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한 후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7월 금감원 부원장 인사에서도 역시 4명의 부원장 중 김 부원장을 제외한 3명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김 부원장은 거부했는데요. 결국 유임되면서 임기 3년을 모두 채웠습니다.
 
(그래픽 = 뉴스토마토)
 
"자기정치가 우선, 전형적 폴리페서"
 
금감원 한 관계자는 "본인 의지로 부원장 임기 3년을 모두 채웠는데 이제와서 임기를 마친 것이 치욕스럽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정치를 하면 되는데 뒤늦게 금감원을 거론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데요. 전형적인 폴리페서(정치교수)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학교 수업 준비 때문에 별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금감원 차원에서 한달여간 배려를 하기도 했다"며 "대학교수와 병행할 정도로 부원장직이 한가한 자리인가라는 말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이 원장과 각을 세우는 분위기도 있었다는 말도 나옵니다.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금감원 부원장으로 있으면서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며 "사석에서는 우회적으로 이복현 원장을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주고 받아 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돌았다"고 전했습니다. 
 
금감원의 소비자보호처장직이 '정치권 등용문'으로 전락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금감원 부원장 경력이 없었다면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갈 수 있었겠나"며 "외부 전문가를 소비자보호 조직에 발탁해온 인사 관례마저 훼손될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 후임 자리에는 금감원 내부 출신이 선임됐습니다.
 
김은경 위원장의 '치욕' 발언으로 정치권 이슈에 휘말리자 금감원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인데요. 실제로 김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이후 금융 뿐만 아니라 정치 담당 기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관련 문의가 들어올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하라는 내용의 대응 지침이 임직원에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측은 "부원장 재직 당시 큰 문제 없이 임기를 마친 것으로 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 간담회에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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