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PF발 MMF도 '경고음'…당국, 환매 몰리는 펀드 집중 모니터링
CP 비중 높은 MMF부터 자금이탈…90% 빠진 펀드도 출현
'펀드런' 예의주시…연말 법인 자금 빠질라 촉각
단기자금시장 큰손 MMF, 펀드런 시 채권가격 하락 부추길 우려도
2022-11-14 06:00:00 2022-11-14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위기에 머니마켓펀드(MMF)를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MMF는 1년 이내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펀드로, 최근 금리가 치솟고 있는 기업어음(CP)·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혹시 일어날 수 있는 '펀드런(fund-run)'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 가격 하락 우려에 패닉 셀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환매가 중단되면서 개인들 돈이 묶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MMF는 법인뿐 아니라 개인들이 안전한 상품으로 인식하는 투자상품이기도 하다. 최근 법인들이 CP 비중이 높은 일반형 MMF에서 돈을 빼는 현상이 두드러지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10여개 기관투자가들에 시장에서의 환매를 최대한 피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CP 비중 높은 MMF서 자금이탈…"레고랜드 여파"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운용 중인 MMF 117개의 설정액은 6개월 새 136조1350억원에서 99조6087억원으로 약 26.8% 감소했다. 레고랜드 사태가 터질 무렵에는 설정액이 90조원 초반까지 빠졌으나 현재 100조원 가까이 회복한 상황이다.
 
이 중 설정액이 늘어난 MMF는 단 17개, 나머지 100개에서는 자금이 빠졌다. 
 
 
특히 CP를 많이 담은 일반형 MMF에서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MMF는 안정적인 국공채도 담지만 금리가 높은 CP, CD, 콜 등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투자자들에게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단기자금 시장 불안이 높아지면서 CP 비중이 높은 MMF에서부터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클린법인MMF1호'는 6개월 새 설정액이 5조원 이상 빠지며 6000억원대까지 위축됐다. 해당 MMF의 국고채와 통안채, 금융채 비중은 0%, 채권 비중 약 20% 중 대부분이 회사채에 투자됐다. CP는 약 9% 가량 담고 있다.
 
설정액이 7조원에서 반토막난 '삼성MMF법인 1호'는 CP 비중이 36%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CP 종목명을 보면 △케이비서면비스타제일차 △엘터미널제일차 △에이치씨원큐제일차 △동암타워제일차 △우리파크원제일차 △강남랜드마크제삼차, 우리케이씨제일차 △케이비청라힐 등 특히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어음이 다수를 차지했다.
 
법인은 물론 개인 돈까지 들어있는 '하나UBS신종MMF S-29호'도 6개월 새 설정액이 63%, 2조8000억원 감소했다. 역시 CP 비중이 60%로 높으며, 회사채 비중은 31.8%에 이른다. 
 
한 대형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법인들이 돈을 많이 빼가고 있는데, 특히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에 CP 투자 비중이 높은 일반 MMF에서 돈이 빠지고 있다"며 "반면 CP 비중이 낮고 비교적 안전한 국공채형 MMF 설정액은 느는 편"이라고 했다. 실제로 6개월 간 설정액이 1조원 이상 불어난 6개 MMF 중 4개가 국공채형이며, 일반형이어도 MMF도 국고채와 금융채 등 비중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당국 MMF 펀드런 예의주시…PF발 유동성 경색 
 
금융당국은 연말 법인의 결제자금 수요 등으로 MMF 인출이 더 몰릴 수 있어 환매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다.
 
금감원이 MMF에 주목하는 이유는 갑작스런 펀드런에 펀드가 대응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자금이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18년에도 카타르 은행의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담은 MMF들에 패닉셀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환매가 중단된 바 있다. 해당 ABCP가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서 운용사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한 것이다. MMF 투자설명서는 "펀드에 담은 투자신탁재산의 매각이 불가능한 경우나 거래량이 풍부하지 못해 환금성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MMF 운용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듀레이션이 짧고 포지셔닝이 잘 돼있는 MMF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자금이 90% 이상 감소한 펀드도 있는 등 일부 운용사들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단기자금 시장의 큰손인 MMF가 환매런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할 경우 채권과 CP 금리가 더 치솟을 우려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환매가 몰리거나 수탁고가 줄어들면 싼 값에라도 자산을 팔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채권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최근 한두달은 다시 MMF 잔고가 늘어나는 등 레고랜드 여파가 진정되고 있다고 봤지만, 연말 법인들의 결제자금이 늘어나면 부동자금 성격의 MMF에서부터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유동성 비율 등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되는 펀드나 환급성에 이상징후를 보이는 MMF는 없다고도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기가 긴 CP를 많이 갖고 있으면 환매 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그 점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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