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온라인플랫폼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와 관련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보험소비자에게 가격 전가를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빅테크, 보험업계가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수수료와 상품 제공 범위, 규율체계 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에 대해서는 보험업계와 빅테크 업계 간 의견 차가 벌어져 있다.
우선 보험업계에서 제안한 수수료는 2%대다. 2%대를 책정하게 된 산식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입점 업체에 매출연동수수료로 2%를 받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험업계는 빅테크 업체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가 상품 판매가 아닌 '권유'라는 점에 주목해 수수료율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온라인플랫폼에는 보험 판매를 하고 있는 보험대리점(GA)이나 은행(방카슈랑스)에 지급하는 수수료보다 낮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맞다는 게 보험업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빅테크 업계는 보험업계의 제안보다 높은 10%대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금융상품판매업자가 아닌 사업자의 금융상품 광고가 가능했을 당시 매겨졌던 광고 수수료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빅테크가 제안한 수수료 수준이 과도하게 높다고 보고 있어 논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준비하며 보험사에 11%의 수수료를 요구한 바 있는데,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시 높은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보험사들이 발을 빼며 해당 서비스는 출시가 무산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 기간이 1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수수료 2%가 책정됐다고 생각하면 1년간 온라인플랫폼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액수는 매우 크다"며 "2%의 수수료도 너무 많다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를 뛰어넘는 수수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수료 부담이 높아질수록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업비가 늘어난다는 것이고 보험사의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 부담을 보험사가 혼자 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보험료 인상이 일어나게 되고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수료 상한제 규제도 뜨거운 감자다. 보험업계는 수수료율도 상한을 두는 등 규제로 제한해야 한다는 사항도 당국에 요구한 상태다. 빅테크업계는 이 제안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수수료 제한이 없을 경우 과다 경쟁과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GA에서 일어나자 금융당국이 취한 조치가 '1200%룰' 규제였다. 1200%룰이란 보험설계사가 체결한 계약의 월 보험료를 기준으로 1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수수료의 총액을 1200%로 제한하는 것이다. GA가 높은 수수료를 주는 보험사를 몰아주는 불건전계약을 체결하고 불완전판매가 늘어나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의견 차가 벌어지면서, 그간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 업체와 보험사간 논의가 오갈 만큼 사업 시행이 가시화됐던 분위기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를 11월 중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으나 보험업계는 연내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수수료 기준에 대한 보험사와 빅테크사의 의견이 엇갈리며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울 한 병원 수납 창구에서 시민이 기기를 이용해 수납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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