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자기정치' 선언…"친윤과 일전 초읽기"
이준석, 지방선거 승리 후 독자행보 가속…유승민 만나고 윤핵관 모임 비판
당대표 흔들기에 자기 세력화로 대응…'국면 전환 위한 권력투쟁' 분석도
2022-06-13 18:00:10 2022-06-13 18:00:1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권력투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준석 대표가 지난 1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제대로 자기정치를 하겠다"라고 밝히면서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출범, 정진석 의원과의 공개 설전,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모임에 대한 비판, 유승민 전 의원과의 만남, 대통령실 운영에 대한 쓴소리 등 최근 일련의 이 대표 행보를 근거로 거론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등 성과를 낸 만큼 이를 바탕으로 다음 1년은 당 혁신에 힘을 쏟는다. 정점은 공천 개혁이다. 
 
13일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자기정치 선언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선 배현진 최고위원이 "혁신위원회가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들이받았다. 앞서 이 대표가 장제원 의원 등 친윤(윤석열) 의원들의 모임인 '민들레' 출범을 비판할 때 쓴 '사조직' 표현을 그대로 차용했다. 배 최고위원은 홍준표계였으나, 20대 대통령직인수원회 대변인을 지내면서 친윤계로 몸을 옮겼다.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호남지역 당선자들과 축하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를 하겠다"며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들, 옳다고 생각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서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이 대표의 행보도 '자기정치' 의미에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당 혁신위를 꾸려 공천·당원제도를 손질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전시 상태인 우크라이나로 출국, 반전 평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최다선인 5선의 정진석 의원과 페이스북으로 공개 설전도 벌였다.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뒤엔 '민들레' 모임을 놓고 "사조직", "줄 잘 서는 분들"이라고 비판, 윤핵관의 조직화를 저격했다. 11일엔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 탈락 후 공개적으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비난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이 대표는 13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미공개 사진들이 팬카페를 통해 공개되는 것과 관련해 "그런 소통이라는 것이 차라리 공적 조직을 통해서 하면 참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통령실 운영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자기정치를 꺼낸 시점과 맞물린 일련의 행동에 대해 정치권에선 예정된 수순으로 분석했다. 한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공공연히 당대표 연임을 이야기해왔다"며 "지방선거 직후 기다렸다는 듯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제기하며 당대표 흔들기를 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표는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일부 부자 세습 의원들을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윤핵관의 친목 모임과 대통령실 운영에 쓴소리를 한 것은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동반자이지 출장소가 아니며, 당 운영에서도 윤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의지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차기 당대표가 손에 쥐게 될 22대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전횡을 막기 위해 거스를 수 없는 시스템공천의 중요성을 주위에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성접대 의혹을 다룰 윤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인 공세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한 친윤계 의원은 "당대표도 모르게 윤리위가 이렇게 오래 연기될 순 없다"면서 "이 대표가 윤리위가 연기되는 동안 국면 전환을 위한 카드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대통령 힘이 가장 센 정권 초반기에 이 대표가 자기정치를 내세워 윤핵관을 비판한 건 '나도 급하다'는 의미"라며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난 데서 드러나듯 총선이든 대권이든 노리는 과정에서 자기 세력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것이고, 친윤과의 일전이 불가피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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