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개그맨 출신 영화 감독들이 올해도 등장할 전망이다. 심형래-이경규로 대표되는 ‘개(그맨+영화)감독’ 타이틀은 박성광 그리고 김영희가 이어 받는다. 이미 박성광은 단편 그리고 김영희는 성인영화 여러 편을 선보였다. 들리는 얘기를 종합해 보면 두 사람 모두 ‘연출’에 진심이다.
‘웅남이’는 박성광이 연출한 첫 번째 장편영화다. 앞서 그는 세 편의 단편을 연출,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빼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그는 동아방송예술대에서 영화예술학을 전공한 준비된 ‘연출자’다.
박성광, 김영희, 심형래, 이경규. 사진=뉴시스, 비플렉스
지난 1월 촬영을 끝낸 ‘웅남이’는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쑥과 마늘을 먹고 진짜 사람이 돼 사라진 쌍둥이 반달곰 형제 얘기를 그린다. 배우 박성웅이 주연이며 최민수 윤제문 오달수 이이경 등도 출연한다. 충무로 기성 감독들 조차 쉽게 끌어 모을 수 없는 배우들이 박성광의 첫 장편 데뷔작에 몰렸다.
개그우먼 김영희는 특이하게도 성인 영화 연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패러디한 ‘기생춘’으로 연출자 데뷔를 했다. 이후 국내 OTT플랫폼에 ‘특이점이 온 사랑’과 ‘무릎팍 보살’을 연이어 공개하며 왕성한 연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희 역시 대학에서 영상제작을 전공한 이력을 살려 연출자로 데뷔했다. 현재 출산을 앞둔 김영희는 출산 이후에도 성인 영화는 물론 독립영화 연출 등 ‘영화감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성광과 김영희의 이 같은 도전에 앞서 개그맨 출신 영화 감독 성공 케이스로 심형래와 이경규가 대표적이다. 심형래는 1980년대 ‘우뢰매’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 등 어린이 영화로 성공을 거둔 뒤 1992년 ‘영구와 공룡 쮸쮸’로 연출자 데뷔를 했다. 이후 ‘괴수 영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용가리’를 제작했고 이후 2007년 800억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디 워’로 큰 성공과 함께 논란의 이슈 메이커가 되기도 했다. 이후 영화인으로서 그리고 제작자로서 여러 문제가 겹치면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들어 ‘디 워2’ 제작을 공언하며 해외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경규는 심형래와 마찬가지로 주연 겸 감독으로 데뷔했지만 이른바 ‘폭망’ 후 제작자로 변신해 성공한 케이스다. 1992년 개봉한 ‘복수혈전’은 지금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는 작품 중 하나다. 당시 기록적인 ‘폭망’을 거듭한 이경규는 이후 2007년 ‘복면달호’의 제작자로 변신 누적 관객 수 150만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2013년 기획과 각본 그리고 제작까지 겸한 ‘전국노래자랑’도 누적 관객 수 100만 가량을 기록하며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현재 충무로의 한 중견 영화 제작자는 29일 오후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에 대한 ‘괜찮은 평가’를 전했다. 이 제작자는 “개그맨들의 경우 아이디어 회의가 일상이다”면서 “간단한 숏폼 형식 코너를 구성하는 아이디어 회의를 거의 매일 하지 않나. 사실상 그 회의와 결과물 자체가 영화 기획 및 제작 과정과 큰 틀에선 비슷할 것이다”고 전했다.
세분화되는 장르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이젠 콘텐츠 시장의 대세가 될지 모를 일이다. 이런 흐름에 가장 민감하고 익숙한 개그맨들의 영화계 진출이 분명 긍정적 효과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커진단 분석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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