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첨단기술을 접목한 가상의 은행원과 점포를 선보이는 가운데, 조만간 가상모델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 고객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라지만, 업무 효율성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는 만큼 일반 행원들의 자리가 시나브로 대체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KB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모델 기획·제작'을 위한 외부사업자 모집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 TV광고에 등장해 주목받은 '로지'와 비슷한 형태로 예상된다. 제작된 콘텐츠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보인 뒤 내년 상반기쯤 도입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세계관과 기술 발전으로 마케팅 트렌드를 이끄는 인플루언서, 모델 시장에서 버추얼 휴먼이 급부상했다"며 "세상에 없는 매력적인 가상 얼굴로 버추얼 휴먼만의 개성 있는 페르소나를 통해 전략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가상인간 도입은 신기술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1월 인공지능(AI) 은행원 키오스크를 시범운영하는 데 이어 2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를 활용해 가상지점을 내는 등 올 들어 가상과 관련한 업무 확장에 열중이다.
다른 은행들도 변화에 속도를 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도입한 AI 은행원의 금융 서비스 범위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출 업무 중 고객 업무 빈도수가 높은 업무의 시나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고도화를 진행했으며 입출금 통장 개설 등 총 40여개 금융 업무를 추가했다. 이달 14일부터는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신한 메타버스(가칭)'의 1차 대고객 베타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2월부터 AI 은행원을 디지털R&D센터 소속으로 배치해 신사업 추진을 지원토록 했다. 이달 3일부터는 은행앱 '올원뱅크'에 '브랜치 독도'(독도지점)를 열었다.
우리은행도 사내 직원 교육을 위한 AI 은행원을 운영 중이며 고객용 인프라 역시 구축한단 방침이다.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는 '메타뱅킹(meta-banking)'을 사업명으로 정해 관련 플랫폼 개발과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하나은행은 AI 기법을 통해 '손님 경험 실시간 피드백' 방식을 도입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업무 효율화가 점포 축소에 있었다면 최근에는 고객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고객이 많이 붐비는 지점에 직원을 더 배치하기 보다는 AI 은행원을 대체하거나 비대면 영역으로 분산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귀띔했다.
은행들이 가상 은행원, 점포, 모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가운데, 사진은 한 고객이 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AI 은행원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사진=국민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