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총리 하마평에 '반기문'…국민통합·지방선거·지역안배 삼중 포석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인사 아니냐"…김은혜 "모른다" 긍정도 부인도 안해
2022-03-15 11:10:29 2022-03-15 21:51:21
반기문 전 유엔총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하마평에 올랐다. 국민통합과 지방선거, 지역안배를 염두에 둔 삼중 포석 인사라는 설명이다. 
 
복수의 윤석열 당선인 측 관계자들은 1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이 초대 총리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도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는 인사 아니냐"고 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총리직을 원할 경우 충돌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당선인이 여러 검토를 거쳐 (안 위원장과)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해당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모른다"며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전날 김부겸 현 총리 유임설과 관련해 "검토된 바 없다"고 말한 것과는 수위가 달랐다. 
 
반기문 총리 카드가 현실화될 경우 공동정부 합의를 토대로 권력분점을 꾀하고 있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총리직은 물거품이 된다. 국민의힘 정당사를 보면 인수위원장이 초대 총리를 맡은 전례도 없다.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이 배출한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으로, 이 같은 국제적 경력에 힘입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서 주목받다가 준비 부족으로 3주 만에 중도하차한 이력이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 정부의 다각적 지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만큼 민주당이 반대할 명분도 적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자신이다.  
 
동시에 반기문 카드는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도 인식된다. 충청은 20대 대선을 비롯해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며 최종 승패를 좌우했다. 충청 출신 대통령이 없다는 지역적 한은 이번 대선에서 부친과 조부의 고향이 충청인 점을 들어 "충청의 아들"을 자처한 윤 당선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윤 당선인이 지역 안배 차원에서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 대망론을 꿈꿨던 반 전 총장을 초대 총리로 지명하면 민주당 강세지역인 세종을 비롯해 충청권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얻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국민의힘 제공)
 
반 전 총장이 꾸준히 강조했던 '통합'의 이미지도 차기 정부와 궤를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6년 유엔 사무총장 마지막 출장으로 에이브러험 링컨 묘소와 박물관을 찾았다. 당시 반 총장은 "분열된 미국을 통합시킨 링컨 대통령의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에 감명받았다"며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결국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반 전 총장을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해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더는 한편, 국민통합과 지역안배 그리고 지방선거 승리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이 재중용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반 전 총장이 각별한 사이라는 점도 그의 총리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사람은 김대중정부에서 인연을 맺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996년 외교부에서 청와대 의전수석으로 파견을 갔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끼던 전략 참모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거쳐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창당 전문가'인 김 위원장은 인수위에서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중심으로 하는 정계개편을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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