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2일 전날 TV토론에서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거래와 관련된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해 말을 바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법정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에게 2010년 5월 이후 주식거래가 있었는지 질문하자, 윤 후보가 "당연히 했다. 제 처가"라며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고 답했다. 그동안 윤 후보와 선대본부 측은 배우자 김씨는 2011~2012년에는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2일 <뉴스토마토>는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윤 후보의 발언들을 대선 출마선언 직후부터 전날 진행된 TV토론까지 순서대로 찾아본 결과, 약 8개월간 고수했던 기존 발언이 전날 한순간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김씨는 2010년 2~5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선수'로 가담한 이모씨에게 자신이 보유한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10억원이 든 신한증권 계좌를 넘겨 주가조작에 동원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 공소장 범죄열람표를 통해 김씨 명의의 증권계좌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3월까지 40여 차례의 통정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추가 주식 거래사실이 확인됨과 동시에, 납세실적을 통해 최소 7천만원의 수익을 봤다는 추정치가 나오자 윤 후보가 기존 주장을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29일 대선 출마선언을 한 윤 후보는 그해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뒤, 배우자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15일 당 경선 '맞수토론'에 나선 홍준표 의원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김씨의)신한증권 거래내역만 공개하면 간단한데 공개할 용의가 있나"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저희 집사람은 오히려 손해만 보고 그냥 나왔다"며 "2010년 거래내역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같은 달 20일 윤석열 국민캠프 법률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김씨의 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계좌 거래내역이 공개됐다. 이날 공개한 내역은 2009년 1월1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 2년 치를 조회, 그 중 2009년 12월4일부터 2010년 5월20일까지의 거래내역이었다. 당시 법률팀은 "김건희씨는 이정필씨가 골드만삭스 출신 주식 전문가이니 믿고 맡기면 된다는 말을 믿고 2010년 1월14일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일임했다"며 "네 달 정도 맡기니 도이치모터스 외 10여개 주식을 매매했는데, 4000만원가량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팀은 2010년 5월20일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모두 김씨 명의의 별도 계좌로 옮기고 이씨와의 관계도 끊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첫 법정TV토론회에서 그동안 고수해왔던 입장을 바꿨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이후 윤 후보는 '김씨가 주식한 적 없고, 손해만 보고 나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해 12월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배우자 김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전혀 몰랐다면서도 "거액의 돈을 누구에게 맡긴 것은 아니고, 증권회사 직원에 전화해 매매거래를 할 수 있는 권한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모씨가 관여한 기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날짜가 며칠에 불과하다. 주가 자체도 시세조종 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아주 소액의 오르내림이 있었다"며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 수천만원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또 혐의 확정 전까지는 배우자의 계좌 거래내역 전체 공개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공개 요구를 거절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TV토론에서도 윤 후보의 대답은 기존과 같았다. 이재명 후보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김씨가 추가 거래한 사실이 있지 않냐고 묻자, 윤 후보는 "제가 '2010년 5월까지 했다'고 한 것은 '재작년에 유출된 첩보에 등장한 인물과의 거래가 그랬다'고 말했고, 제가 벌써 경선 당시 계좌도 공개했다"고 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문제가 없다면 거래내역을 공개하라"고 하자, 윤 후보는 "철저하게 수사받았다"고 갈음했다.
윤 후보의 일관된 진술이 바뀐 것은 전날 열린 TV토론회에서였다. 김씨의 추가 거래 사실이 드러난 것에 대한 말바꾸기로 보인다. 이날 이 후보가 '2010년 5월 이후 추가 주식거래가 있었는지 답해달라'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당연히, 제 처가 (주식거래를)했다"며 "손해 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고 하니깐 정확하게 그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가 주가조작에 참여해 돈을 번 게 사실이냐고 되묻자, 윤 후보는 "주가조작에 참여한 적 없다"며 "원래 오래 전부터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2017년 이전부터도 상당한 자산을 갖고 있었다"고 주가조작 연루에는 선을 그었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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