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 유세 현장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자영업자 고통'이라는 글자가 적힌 송판을 주먹으로 격파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수원=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여야 유력 후보들의 퍼포먼스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유세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현장 분위기를 띄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발차기로 맞섰다. 급기야 태권도복을 입고 송판까지 깨며 퍼포먼스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 후보는 20일 태권도복에 검은 띠를 매고 경기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가 입은 도복 등판에는 ‘이재명 공약 9단’이라는 글자가 새겨졌다. 이 후보는 이날 주먹으로 2개의 송판을 깼다. 각각의 송판에는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 고통’이라는 글자가 적혔다. 이 후보는 송판을 자신의 주먹으로 직접 격파하면서 코로나 위기와 자영업자 고통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지난 19일 전북 전주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강조하는 '부스터 슛'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발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후보는 프로축구 성남FC의 연전연패 '한'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쬐깐한 거 한 번 확 차 불겠다”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발차기를 했다. 민주당은 이를 ‘부스터 슛’으로 지칭했다.
그간 이 후보는 달변가답게 격정적인 연설로 유권자 표심을 파고 들었다. 연설 중간중간 성대모사를 하는 등 분위기를 흥겹게 끌어올리는 데도 신경을 썼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유세에서 “힘들 때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나나”라며 EBS 인기 캐릭터인 펭수 목소리를 흉내 냈다.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 15일에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명대사인 ‘동무, 와 이래 인기가 좋아?’, ‘뭘 많이 믹이야지’를 인용하며 인민군 장교와 이장 목소리를 따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8일 경북 상주 풍물시장에서 유세를 마친 후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동적 퍼포먼스의 원조는 윤 후보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부산 서면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처음 선보였다. 어퍼컷 세리머니가 유세 현장 분위기를 띄우자, 윤 후보는 가는 곳마다 어퍼컷을 날렸다. 지난 18일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는 지지자들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만 20번 이상 반복하는 등 재미를 붙인 모습이었다. 어퍼컷 세리머니가 윤 후보의 상징처럼 되자, 19일 울산 유세 현장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어퍼컷 동작을 따라하거나 윤 후보에게 세리머니 요청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평가도 볼거리로 등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두고 “어퍼컷이 누구를 한 방 먹일 때 쓰는 동작 아닌가”라며 “본인이 공언했던 것처럼 정치보복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발차기 사진을 올리며 “민주당 후보가 아무리 급해도 허경영 후보의 무궁화 발차기를 따라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허경영-이재명, 단일화 각도 본다”고 비꼬았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도 가세했다. 허 후보는 자신의 발차기 사진과 이 후보의 발차기 사진을 나란히 편집해 “허경영 공약 표절도 모자라 무궁화 발차기까지 따라하는군요. 출처는 밝혀주세요”라고 적었다. 비교 사진에는 '원조'와 '짝퉁'이라고 기재했다.
수원=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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