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검찰정권 등장을 우려하는 중도층 민심을 파고들었다. 이날 0시를 기해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던 이 후보는 곧이어 페이스북에 그의 유서 중 일부를 꺼내며 "세상엔 참 많은 노무현이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떤 기억은 갈수록 생생해지고 또렷해진다"며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다' 당신은 그리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다"는 말은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 가운데 일부다.
이 후보는 또 "살면서 여러 장례식장의 빈소를 지켰지만, 너무 슬프면 눈물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을 검은 상복을 입고서야 알았다. 이별 앞에서 맘껏 슬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억울하고 서러워 가슴 때리며 우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잃은 기억을 꺼냈다. "세상엔 참 많은 노무현이 있다"며 "유세 첫날 부산,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며,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들을 만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의 이름은 모르지만, 그 사람들의 내일이 무탈하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당신이 즐겨 부르던 노래를 되뇌며 잠들려 한다"며 "우리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고 적었다. 가수 양희은의 '상록수' 중 일부를 인용했다.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는 참 많은 노무현이 있다"라면서 부산 방문 소회를 남겼다.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이날 0시를 기해 부산항을 찾아서도 "부산은 제가 존경하는 노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여러분이 두 분의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새로운 민주정부를 만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지 않았느냐. 자부심을 가지고 계시지 않냐"고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현재 위협받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조직된 여러분, 조직된 소수의 힘"이라며 "어떻게 만든 민주공화국이냐. 위기를 극복할 총사령관, 경제를 살리는 유능한 대통령, 국민을 증오·분열하게 하지 않고 협력적 경쟁으로 함께 살아가는 대동세상, 통합의 대통령이 꼭 되겠다. 함께 하자"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2·13일 충청과 제주를 순회하는 내내 "정치는 복수혈전의 장이 아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회를 결코 두 번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치검찰 손에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임으로써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에 이어 검찰권의 강화를 언급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맞서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이 후보는 윤 후보 발언을 정치보복 선언이자, 무소불위의 통제받지 않는 검찰공화국 등장을 알리는 예고편으로 규정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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