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임인년 첫날인 지난 1월 1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린 '2022 글로벌 해돋이 : 지구 한 바퀴' 새해 온라인 해맞이 행사에 참석해 신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른바 '조국 사태'로 내로남불 지적과 함께 2030 민심 이반을 경험했던 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 부인 김혜경씨 갑질 논란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없자, '아직 정신 못 차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김씨의 추가적인 갑질 의혹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한 민주당이 오히려 가짜 입장문으로 홍역을 치르는 등 헛발질도 이어졌다.
그러자 당내에서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며 수습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씨의 갑질 논란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 문제가 아니었다면 설날을 거치면서 (지지율이)상당히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좀 더 정리해서 한꺼번에 후보나 배우자께서 국민께 진지하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사안일수록 좀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와 지적이 나온 배경에는 대선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불러와 추격 흐름에 찬 물을 끼얹을까 염려가 짙게 깔려 있다. 민주당은 조국 사태의 악몽이 있다. 이는 전통적 지지 기반이었던 2030 청년세대의 민심 이반을 불러왔고, 그 결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김씨 갑질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해명과 함께 심지어 김씨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송영길 대표는 추가로 제기된 의혹들을 '가짜뉴스'로 규정하는가 하면, "저도 아플 때 제 비서가 약을 사다 줄 때가 있다"고 무리하게 옹호에 나섰다. 특히 "별정직 공무원이라는 건 이런 비서업무, 공관업무를 하기 위해서 고용한 분 아니냐"면서 문제를 제기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7급 별정직 공무원 A씨를 질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가운데)과 이두아 부단장 등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등 고발장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잘못된 가세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지난 7일 김병욱 의원과 이원욱 의원은 선대위 공보단 명의로 된 입장문을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김씨에 대해 황제의전이 있었다는 SBS 보도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김씨는 큰 상처를 입었다”며 “SBS는 이 보도와 관련해 얼마나 사실(fact) 확인에 노력했는지 우선 묻는다. 처음부터 오보가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선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의원들이 개인 SNS에 게시했던 선대위 공보단 명의 보도자료는 허위자료”라며 “공보단이 작성한 적도 없고 언론에 배포한 적도 없는 보도자료”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해당 보도자료를 자신의 SNS에 올렸던 의원들은 뒤늦게 게시물을 내리는 등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향해 “김씨의 갑질 추가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주장했다가 가짜 보도자료에 당했다”는 조롱을 쏟아냈다.
조국 사태를 연상케 하는 민주당의 그릇된 대처가 이어지면서 김씨와 이 후보의 거듭된 사과 또한 그 진정성을 잃게 됐다. 앞서 A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5급 공무원인 배모씨의 지시를 받고 약 대리 처방, 음식 배달, 옷장 정리, 제사음식 준비, 추석 명절 선물 배송 등 지극히 개인적 심부름에 동원됐다고 폭로했다. 특히 심부름 과정에서 도청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도 더해지면서 법 위반 문제로까지 비화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24차 정기여론조사 결과, '김혜경씨 갑질 논란과 김건희씨 무속 논란 중 어느 사안이 더 위중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51.0%가 '김혜경씨의 갑질 논란'을 지목했다. '김건희씨 무속 논란'이 더 위중하다는 응답은 40.2%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8%로 집계됐다. 특히 대선 최대 승부처로 인식되는 20대와 30대, 서울 등 수도권과 중도층에서 김혜경씨의 갑질 논란이 더 위중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에 심각한 경고음을 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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