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대선 후보들이 수당 공약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재원마련 대책이 뾰족하지 않아 표를 얻기 위한 '표'퓰리즘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59일 남겨 놓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비정규직 공정수당과 병사 봉급 월 200만원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0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8번째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비정규직에게 정규직보다 많은 보수를 주는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내걸었다. 비정규직 공정수당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때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다. 고용 불안정성에 비례해 비정규직 등에겐 보상수당을 지급하는 게 핵심이다.
이 후보에 따르면 경기도 공정수당의 경우 1년 미만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기본급의 최대 10%를 추가 지원했다. 이 후보는 이를 전국에 확대할 경우 지원액을 경기도 때보다 더 늘리는 걸 검토하고 있다. 또 공공에서 먼저 시행해 민간으로 확대할 계획도 내놨다. 다만 재정과 관련해서는 따로 답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도 ‘이대남’(20대 남성)을 겨냥해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내걸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병사들은 국가에 대한 의무로 자신들의 시간과 삶을 국가에 바치고 있다. 이제는 젊은 청년들의 헌신에 국가가 답할 때”라면서 “그들에게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 역시 예산지출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짧게 설명한 것 외에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선대본에 따르면 현재 병사 급여 예산은 연간 2조1000억원이다. 모든 병사를 최저임금으로 인상할 경우 추가로 약 5조1000억원이 증가한다. 선대본은 보도자료를 통해 “추가 예산 5조1000억원의 재원은 예산지출조정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며 “부사관 등 직업군인의 봉급 및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체계적 조정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 4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손자 돌봄 수당 신설을 약속했다. 아이 돌보는 조부모에게 아이 한 명당 매월 20만원씩 돌봄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손자 돌봄 수당은 안 후보가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때 이미 공약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서울시 기준으로 필요 예산이 약 15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경우 추가적인 계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시골에는 애들이 없고 대부분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올라와서 돌보든지, 수도권 계신 분들이 돌보면서 1500억원 이상이 들어갈 텐데 이것보다 어마어마하게 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자세한 추계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여야 후보들이 각종 수당을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민 것과 달리 구체적 재원 마련책은 없다는 점에선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空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자들 간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공약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자칫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가재정이 2022년 이후에 계속 연 100조원 정도 적자가 발생되는 구조”라면서 “100조원의 국가 부채가 증가 되는 상황에서 타당성이 충분히 검토된 급여(수당)들 같은 경우 후보들이 재원 조달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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