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어렵사리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도 산적하다.
윤 후보는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10.27%포인트 크게 뒤졌지만 당원투표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면서, 대선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당장은 조직력 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게 됐지만, 이는 결국 2030을 비롯해 중도 확장성의 문제를 낳게 됐다. 강한 비호감과 사정당국의 수사 등도 해결치 못한 난제들로 지목된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 후보의 비호감도는 33.6%로 직전 조사와 비교해 4.5%포인트 늘었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이는 검찰 외길 이미지와 경선과정에서의 숱한 설화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후보는 '1일1망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연일 구설에 올랐다. 손바닥 '임금 왕(王)자' 논란에 이어 '전두환 미화' 발언과 '개 사과' 논란까지 터지면서 비호감도는 극에 달했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당 대선후보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선이 비호감 대선이라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든지 간에 늘 진정성을 갖고 단단하고 정직한 공약으로서 국민을 대하겠다"며 "이외에는 어떤 공학적 접근이나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본선에서는 후보의 메시지 하나하나가 이목을 끄는 데다 중도층 표심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메시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권교체 심리가 상당히 강한 데도 불구하고, 비호감 발언으로 자책골이 이어지면서 중도층 흡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사진/뉴시스
윤석열 "우리는 정권교체 깐부"에 홍준표 "비리 의혹 대선 참여 없다"…원팀 난망
경선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었던 경쟁 후보들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것도 당면한 과제로 지목된다. 윤 후보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후보를 '홍 선배'라고 지칭하면서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깐부"라고 했다. 그는 유승민, 원희룡 두 사람을 향해서도 "정치가 이렇게 멋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끌어안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에 선출된 다음날인 6일 서울 마포에서 이준석 대표와 오찬을 한 뒤, 원팀 문제에 대해 "어제 전화는 드렸다.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뵐 생각이다.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여러 가지 조언도 듣고 도움도 요청하겠다"며 "후보님들께서도 원팀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가장 빠른 시일 내 한 번 뵙고 자리를 가질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홍 후보의 직접적인 협력을 얻어내는 것은 어렵게 됐다. 홍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전당대회장에서 이미 밝힌 대로 거기까지"라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홍 후보는 앞서 지난 5일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둔 오전에는 "백의종군"을 썼다가 지우는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과에 표면적으로 승복했을 뿐, 선대위 합류 등 윤 후보를 돕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준표 의원(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2030세대 집단반발…반문 결집 넘어선 수권 비전 제시도 과제
실제로 경선의 후유증 조짐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윤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지고도 압도적인 당원들 지지로 선출되자,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2030세대 당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홍 후보도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못박으면서 "이번에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 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 분들과 세상 얘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고 언급, 독자 행보까지 시사했다.
대선 본선 무대에서의 혹독한 도덕성 검증도 문제다. 윤 후보 본인의 고발사주 의혹과 함께 배우자와 장모로까지 검찰 수사가 팔을 뻗쳤다. 하나라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내상은 헤아리기 어렵다. 물론 윤 후보는 "정권 탄압"으로 빠져 나가려 하겠지만, 장모를 넘어 자신과 배우자로까지 법적 문제가 비화될 경우 변명이나 탓 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 후보의 지지를 결집시킨 원동력은 '반문'(반문재인) 정서였지만, 이것만으로는 정권교체 여론을 결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수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았다. 김창남 전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장은 "반문이라는 명분만으로는 본선 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견딜 수 없다"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여권과 차별화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높은 정권교체 여론은 분명 그에게 기회요인이다. 5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57%로 과반을 넘었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또 윤 후보가 지역적으로는 영남,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등 국민의힘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점도 유리한 요소다. 윤 후보 부친과 조부가 각각 충남 논산과 공주라는 점에서 충청에서 ‘대망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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