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이 귀해진다. 매매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상반기 한때는 4만8000여건까지 쌓였으나 줄곧 감소세다. 이달 들어서는 4만건 아래로 무너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도세 강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매물 절벽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경우 집값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아실이 집계한 결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10일 기준 3만8559건으로 나타났다. 전날 3만8304건보다 0.6%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시점 5만8021건과 비교하면 33.5%가 적은 규모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4만건선을 유지했다. 당시 매물은 4만155건이었다. 그러나 다음날인 2일 3만9415건을 기록하며 4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3일에는 3만9454건으로 나타났고 △4일 3만9877건 △5일 3만9420건 △6일 3만9167건 △7일 3만9167건 △8일 3만9031건이었다. 4만건대를 회복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같은 매물 감소는 장기적인 추세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매물이 4만8000건 이상 쌓인 적도 있었으나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매물 잠김 현상의 원인은 전보다 무거워진 양도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대상의 양도세 중과 규제로 매물을 던질 퇴로를 막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의 추가 세율이 붙고, 3주택자는 30%가 가산된다. 서울은 모든 자치구가 조정대상지역이다.
매물은 매매시장으로 나오는 대신 증여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증여는 8465건으로 나타났다. 매매, 분양권 전매 등이 포함된 전체 유형의 거래 5만9702건 중 14.17%에 해당한다. 지난 한 해 서울 아파트의 증여 비중(14.18%)과 유사한 수치다.
증여 비중은 지난해부터 10%를 넘은 이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에는 9.6%였고 2018년에는 9.5%였다.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4.7%에 불과했다. 양도세 부담 회피에 시장 전반에 깔린 집값 상승 기대감도 가세하면서, 매매가 아닌 증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이 이어져 매물 감소가 지속될 경우, 집값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수급 균형이 나빠질 수 있어서다. 서울의 아파트 시장은 지금도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다. 이달 1주차(8월2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주간 수급동향은 107.9를 기록했다. 전 주 107.6보다 올랐다. 수요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내놓는 것도 공급”이라며 “양도세 중과로 퇴로가 막힌 게 매물 잠김 현상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규 공급은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라며 “양도세를 낮춰 매물이 나오도록 해야 당장의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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