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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사우디·오만까지 개방형 스크러버 금지…장착 수요는 '그대로'

설치 선박 중 80%가 개방형…유해성 여부 확인 안돼

2020-09-0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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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개방형 스크러버의 세정수 배출 금지국가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개방형 스크러버 설치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세정수의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폐쇄형이나 하이브리드형에 비해 설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2일 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개방형 스크러버의 세정수 배출 금지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개방형 스크러버는 바닷물로 배기가스를 세척 후 바다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세정수가 해양 환경오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배출 금지 국가가 늘어난 것이다. 
 
일찍이 싱가포르와 중국이 자국 해역에서 세정수 배출을 금지시켰다. 연안에는 황함량이 0.5% 이하인 저유황유로 연료를 전환해야 한다. 최근에는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도 배출을 제한하면서 현재 개방형 스크러버를 금지한 국가 또는 지역은 21곳이다. 
 
알파라발 스크러버 시험 탑재 모습. 사진. 배가가스정화장치협회(EGCAS) 홈페이지
 
금지 국가는 늘어나고 있지만 개방형 스크러버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노르웨이·독일 선급인 DNV GL에 따르면 현재 스크러버가 달린 선박 중 개방형은 8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세정수를 선내에 저장하는 폐쇄형과 개방·폐쇄형 기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형은 각 18%, 2%에 그쳤다. 세계적인 스크러버 제조사 바르질라는 폐쇄형, 하이브리드형에 대한 문의는 증가하고 있지만 발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개방형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스크러버 개조 공사에 70억~100억원이 든다. 하이브리드형은 개방형보다 가격이 두배나 높다. 
 
또 세정수의 유해성이 증명되지 않은 점도 수요 유지 이유로 보인다. 여러 국가에서 세정수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을뿐 이를 뒷받침할 연구결과도 없다. 환경 오염 우려에 IMO가 세정수 유해성을 평가하기로 결의했지만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스크러버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현존선 9만여척 중 약 5만5000척을 설치 대상 선박으로 파악하고 있다. DNV GL은 스크러버 설치 또는 계약 규모가 올해 말 4047척, 2023년 4131척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스크러버 제조사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에도 스크러버 설치 수요는 계속 있다"며 "향후 유가가 상승한다면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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