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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직영점 운영해야 가맹사업 가능…폐점위약금 완화

당정 '가맹점주 경영 여건 개선책' 발표, 본사 '매출액 부풀리기' 금지

2019-09-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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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부실한 가맹본부의 사업확장에 따른 점주 피해를 막기 위해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본부에 한해서만 가맹사업을 허용한다. 또 저조한 매출로 폐점할 경우 위약금을 줄여 점포 개설에 대한 본사의 책임성을 높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이러한 내용의 '생애 주기 전 단계 가맹점주 경영 여건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지속 가능한 가맹시장 조성을 목표로 창업-운영-폐업 각 단계에서 10대 과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선 창업 단계에서부터 시장 검증을 거친 본부에 한해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현행법상으로는 가맹본부의 사업 개시요건 없이 정보공개서만 등록하면 가맹점 모집이 가능하다. 이러다보니 사업방식이 검증되지 않은 채 유명 브랜드의 메뉴, 인테리어 등을 차용한 미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겼다. 부실, 자격미달 가맹본부의 사업 확대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1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본부가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직영점 운영 현황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2017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발의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는 가맹본사에 2개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맹본사가 창업 권유시 제공하는 예상 매출액에 대한 본사의 책임성도 한층 강화된다. 현재는 예상 매출액 대비 실제 매출이 크게 저조해도 점주가 위약금을 물어 부담을 떠안게 된다. 본사가 철저한 조사 없이 예상 매출액을 부풀리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예상 매출액 대비 실제 매출액이 상당기간 저조해 폐점하는 경우 위약금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4월 희망폐업시 위약금을 감면하거나 실제 위약금 감면 실적이 있는 가맹본부에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의 협약평가기준이 개정된 바 있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과 함께 적극 홍보해 본부가 보다 책임 있게 예상 매출액을 산정·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부가 가맹 희망자와 창업 상담시 예상 매출액을 부풀리지 않도록 허위·과장 정보 제공 고시도 만든다. 가맹본부와 창업 희망자는 구조적인 정보 비대칭으로 예상 매출액 부풀리기 등으로 인해 지속돼온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사례를 유형화해 11월 중에 고시를 제정해 시행한다.
 
산업부는 편의점 근접 출점 현황과 영업 위약금 부과, 영업시간 구속 등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표본 조사와 지리정보시스템(GIS) 분석 등을 활용해 출점·희망 폐업 현황 등을 조사하고, 지난해 12월 제정한 편의점 본사 간 자율규약 시행 결과를 통보해 본사가 상생 노력을 이행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중기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정보 제공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중기부의 상권정보시스템과 공정위의 정보공개서를 통합해 영업지역 내 경쟁 브랜드 가맹점 분포도를 포함한 예상 수익 상황과 평균 가맹점 운영 기간, 가맹점 영업 부진 시 본부의 지원 내역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가맹점주 대상 정부 지원시책 설명도 정례화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점부의 비용부담을 명확히 할 수 있는 로열티제도 도입을 유인한다. 대부분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공급을 통해 이윤을 부가하는 차액가맹금을 줄여나가기 위해 필수품목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정보공개서에 이를 공개한다.
 
폐업 가맹점주의 유망 업종 전환을 돕는 등 재기 지원도 확대한다. 폐업·취업 전환 지원과 재창업 지원 사업 규모를 늘리고 폐업 지원 사업의 전담 창구인 '재기지원센터'를 설치해 폐업 소상공인의 폐업 과정과 사후 관리를 일괄 지원한다. 올해 중 30개 센터를 설치한다.
 
공정위는 "갑·을 관계의 구조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정책 수요자와 소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겠다"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가맹 산업과 시장의 구조를 한층 개선해 점주가 더 안정적인 영업 환경에서 가맹점을 경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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