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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시각장애인 안마사만 안마시술소 개설토록 한 법규정은 합헌" 결정

헌재 "안마사제도,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 위한 불가피한 선택"

2018-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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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자격을 부여하고 안마사가 아니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없도록 한 의료법은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헌법 위반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법원이 “심판대상 조항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으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헌재가 이번에 합헌으로 확인한 심판대상 법조항은 의료법 제82조 제1항 중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중 부분(이 사건 자격조항), 의료법 제82조 제3항 중 제33조 제2항 제1호를 준용하는 부분(이 사건 개설조항), 구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중 제82조 제3항에서 준용하는 제33조 제2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사건 처벌조항) 등이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안마사 자격조항에 대해 "안마업을 시각장애인에게 독점시키는 자격조항으로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므로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는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점,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상대적으로 넓고 안마업 외에도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자격조항이 최소침해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시·도지사로부터 자격인정을 받은 자만이 안마시술소 등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개설 조항 위헌 여부에 대해서도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를 개설해 운영하는 것을 허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리게 되는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각장애인 안마사제도를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생계보호 및 이를 넘어선 자아실현의 기회 제공이라는 입법목적을 보다 더 잘 실현하기 위해서는 안마시술소 등의 개설 및 운영에 있어서도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안마사들의 안마시술소 개설행위를 처벌하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대해서도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 비안마사들의 안마시술소 개설행위를 실효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사건 처벌조항은 벌금형과 징역형을 모두 규정하고 있으나, 그 하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상한만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제한해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으며 죄질에 따라 벌금형이나 선고유예까지 선고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정형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지 않고 안마시술소를 개설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재판 계속 중 의료법 제87조, 제82조, 제33조 등이 직업선택의 자유 및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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