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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포스코 CEO추천위, 권 회장 연임심사 착수…객관적 검증 가능할까?

사외이사 6인, 심사착수…"우호적 인사들로 의혹 규명 한계"

2016-1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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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이 지난 9일 연임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한 가운데, 이사회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주부터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자격심사에 돌입한다. 권 회장은 이사회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등 실적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 중순 권 회장의 연임 여부가 드러날 전망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9일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전달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검증을 통해 연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7월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 선정된 권오준 포스코 회장 모습. 사진/뉴시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권 회장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순실씨 등 비선실세들에 대한 특혜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명우 동원산업 대표이사 사장(이사회 의장),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6년 정관 개정을 통해 CEO 후보추천위원회라는 기구를 설립하고 투명한 검증 등을 선언했다. 하지만 CEO 선임에 있어 여전히 청와대나 정치권 외압으로 새로운 회장이 점지되는 흑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친분 관계로 임명이 되는데, 이들을 통해 검증을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며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슈부터 클리어 하게 해결한 뒤 명분을 찾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욱이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외이사 제도 현실속에서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이사회 안건 157건의 찬성률이 97.10%를 기록했다. 특히 인사 관련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포스코 사외이사의 반대 의사 표명은 투자 안건으로 포스코와 포스코대우 각각 2건, 포스코ICT와 포스코엠텍 각각 1건 등 총 6건에 불과했다.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의사결정이 극히 수동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최근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49억원을 출연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당시 이사회 의장이자 현재 이사진인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사외이사들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권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혔는데, 사외이사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게 됐다”면서 “대부분 사외이사는 CEO나 정부에 우호적인 사람을 선임하게 되고,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 역시 사외이사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과거 포스코 회장들의 연임 사례에 대해서도 사외이사들의 검증이 요식절차였다는 평가다 주류를 이룬다. 역대 포스코 회장은 모두 7명으로 1990년대 초중반 임기를 마치지 못한 황경로, 정명식 회장을 뺀 박태준·김만제·유상부·이구택·정준양 전 회장 등 5명이 모두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 자질 시비 등에 대해서 철저하고 면밀히 검증할 방침”이라면서 “또 이사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훌륭한 분들로 외압의 손길에서 자유로운 분들이고, 포스코 사외이사진은 일반 사기업과 분명히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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