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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시론)메가트렌드, AI가 금융을 바꾸다

2016-11-08 08:00

조회수 :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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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 세상이 놀라고 있다. 무인자동차, 환자 진료, 법률문제 해결, 맞춤화 자산관리 등 분야를 망라하고 인공지능은 매일 새로운 판로을 열고 있다.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AI의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의 파워를 세상에 알렸다. 인공지능의 바둑 실력은 인간의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마저 안겨줬다. 
 
국가나 정부차원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발전 노력은 시작되고 있다. 올해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인공지능 산업 싱크탱크 역할을 할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을 공식 설립했다. 향후 지능정보기술연구원은 인공지능 연구개발과 연구결과 사업화, 인재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기업체들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SK C&C는 IBM의 ‘왓슨’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브릴’을 최근 선보였다. IBM의 ‘왓슨’은 국내 대형병원들과 협력하여 암 치료 기술 연구과정을 체계화 하고 있으며 이외 금융, 환경 분야 등 향후 활용분야가 더욱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브릴’은 ‘왓슨’을 기반으로 물류시장, 보험, 건강관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최첨단 기술력을 한국시장에 맞게 접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시장에서도 AI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등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이미 약 1000억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과거 금융시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치밀하게 짜여진 알고리즘으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다. 얼마 전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았을 당시 시장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미리 대비했다는 분석도 나오곤 했다.
 
최근 3개월 성과를 확인해보면 지난 6월 출시된 국내 1호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약 1.4%(지난달 말 기준)성과를 달성했고, 동일기간 코스피는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유럽의 위기 등 시장에 여러 이슈가 있었던 기간에도 로봇의 계산이 손실을 최소화했다는 것에 시장의 큰 의심은 한 차례 꺾였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드바이스를 제공하다 보니, 경험해보지 못한 시장충격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결국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의 명확한 책임소재가 부재한다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투자의 특징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데이터에 입각한 투자라는 점이다.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시스템이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운용원칙이 흔들리기는 어렵다. 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수와 성과 부진 등 발생할 때 겪게 되는 심리적 혼란없이 원리원칙대로 투자를 계속해나갈 수 있다. 
 
둘째, 저렴한 비용이다. 인간의 수고를 줄여 제반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인간의 서비스 제공 범위가 제한적이라면 이를 인공지능으로 구현했을 때 더욱 많은 사람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투자비용을 아끼며 곧 최종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로봇과 인류의 관계를 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인류가 발전하는 데 역사상 가장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경계의 시선이 존재한다. 얼마 전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는 ‘인공지능은 인류에 엄청난 이익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AI 기술의 급격한 발달 앞에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자 호킹 박사도 AI가 스스로 진화해 인류에 반하는 목표를 지니게 되거나 각국이 AI를 군사적으로 잘못 활용함으로써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인공지능은 아직 인류의 ‘정답’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들고 활용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사용하기에 따라 인간에게 커다란 위협도, 커다란 도움도 될 수 있다. 사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조력자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병호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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