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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석

(이코노믹 뷰)못믿을 미 연준…"확실한 신호 줘야"

브래드포드 들롱 버클리대학교 경제학 교수, 날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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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제 예측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준의 경제 분석 모형이 시대에 뒤떨어졌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책도 수립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연준과 시장의 엇박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연준이 안정적인 경제 예측은 물론 물가상승 등 목표 설정에도 실패하면서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다는 게 골자다.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 부차관보 출신으로 버클리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인 브래드포드 들롱은 지난달 31일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올린 글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지 못한다며 이는 연준이 올바른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들롱 교수는 연준의 ‘불확실한 신호’의 예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꼽았다.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결정에 필요한 분명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총재였던 나라야나 코처라코타도 최근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막연한 발언을 이어가며 수위조절에 나선 듯하다”고 말했다.
 
들롱 교수는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변수로 금융 체계 왜곡, 고용 부진 심화, 경기 회복 방해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지만 사실 기준금리를 바꾸는 데 필요한 판단 기준은 여전히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판단 기준이 정확하지 않으면 시장은 연준의 행동 방향을 예상하기 힘들어진다.
 
코처라코타 전 총재는 “소비자와 시장은 중앙은행(연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충분히 감지하지 못하면 좋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며 “연준의 불확실성은 건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들롱은 연준의 불확실성에 관한 문제의 핵심은 경제 상황에 대해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의 부족이라고 말한다. 연준의 경제 예측 모델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들롱 교수는 연준이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 등 다양한 이슈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면서 문제들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방안들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제 연준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를 예상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한탄했다.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을 이끄는 중앙은행이라면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데 지금의 연준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사진/뉴시스·AP

 

오히려 연준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이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잃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들롱 교수에 따르면 연준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간 평균 2.9%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수치는 2.3%에 그쳤다.

 

연준의 예상이 빗나간 건 GDP 성장률뿐만이 아니었다. 연준이 개인들의 소비 지표를 바탕으로 예상한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1.9%였으나 실제로는 1.5%였다. 지난해 기준금리 전망치는 1.25%였으나 결국 0.25%까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이 잘못된 경제 전망을 하면 이를 바탕으로 수립하는 정책도 당연히 악영향을 받게 된다.

 

들롱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3년 동안 미국 경제는 연준의 기대보다 더 침체됐다며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7년부터 3년 동안 연준의 행태와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연준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의미다.

 

들롱 교수는 연준이 시대에 뒤떨어진 경제 분석 모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에 기대어 인플레이션 2% 목표도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판단의 기준으로 고용 지표인 실업률에만 너무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지표들을 사용할 생각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은 자신들의 경제 전망과 실제 현상 사이의 비대칭을 계속 방치하고 오직 이차원적 혹은 삼차원적 현상에 대해서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긍정적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이런 자세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연준이 단순히 불행해서 정책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경제를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주장이다.

 

들롱 교수는 연준 위원들이 정확한 계속 경제 전망에 실패하고 그들의 경제 분석 모형이 틀렸다는 점을 나타낸다면 연준은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들롱 교수는 글의 마지막에서 “연준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지 연준의 핵심 목표에 대해 말하지 말라”면서 “정책의 확실한 우선순위와 여러 목표 사이의 출동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연준의 경제 분석 모델을 최신으로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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