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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박주영 직접 보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은 '훈련장'

2014-11-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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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정보를 듣는 것만으로는 판단하지 못한다. 직접 불러 눈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3일 박주영(알 샤밥)을 중동 원정 명단에 뽑으며 이렇게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News1
 
자신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위해선 직접 봐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박주영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 출전한 이후 3경기에서 1골을 넣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크게 두 갈래의 공격진 구성을 귀띔했다. 그는 "저에게는 지금 박주영의 소집 여부보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게 더 고민거리"라며 "이 두 선수는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쓸 자원이다. 현재 우리는 제로톱 전술과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두 가지 공격 옵션이 있는데 두 번째를 쓸 수 없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파라과이와 코스타리카전에서 엿볼 수 있던 제로톱 전술과 이동국-김신욱으로 짤 수 있는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공격을 큰 줄기로 잡았다.
 
그 중간쯤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게 박주영이다.
 
박주영은 전성기 시절 수비 뒤를 파고드는 능력과 동료를 활용한 연계 플레이에 강점을 보였다. 헤딩과 몸싸움 능력도 나쁘지 않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데뷔 골도 동료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한 박주영이 리그에서 골 맛을 보자 그의 대표팀 복귀를 찬성하는 쪽에선 박주영의 골 영상이 화제가 됐다. 전성기 못지않은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눈으로 박주영을 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년 1월 아시안컵을 대비한 사실상 마지막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주전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굳이 가서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한 바 있다. 그런데 박주영은 스스로 K리그 현장을 둘러봤던 것처럼 직접 지켜보겠다고 다른 차원의 문제로 접근한 것이다.
 
◇박주영. ⓒNews1
 
이에 대해 인천대학교 축구부의 김시석 감독은 "감독이 선수를 직접 데리고 있으면 정신력, 근성, 인성을 비롯한 축구선수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가장 먼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훈련에서 나오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와 세밀한 공 키핑과 세세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공을 뺏겼을 때 팀 정신을 생각해 바로 따라붙는지 아닌지와 감독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훈련장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직접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팬들과 여론은 운동장에서 나타나는 선수의 모습을 평가의 잣대로 보지만 지도자는 자신의 축구철학에 비춰 선수를 파악한다는 견해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보겠다"는 말에는 박주영의 경기 출전에 앞서 훈련장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 모습을 파악하겠다는 뜻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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