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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김기덕의 '뫼비우스', 국내·해외 너무 다른 온도차

2013-07-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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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기덕 필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안고 돌아온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뫼비우스'가 26일 찬·반 시사회를 연다.
 
있지도 않은 제한상영가 전용관에서만 틀 수 있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심의 결과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현재 '뫼비우스'는 사실상 상영 금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뫼비우스'는 지난 6월 초 영등위 첫 심의에서 아들과 어머니의 성관계 장면 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에 지난 16일 김 감독은 첫 심의에서 지적한 1분 14초가량 20여컷 장면을 삭제해 다시 심의를 요청했으나 "직계간 성관계 묘사가 여전히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는 판정을 받고 제한 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문제된 장면을 두고 삭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은 3번째 심의를 준비하는 중이다.
 
그는 공개 서한에서 "개봉을 피가 마르게 기다리는 배우와 스태프를 위해 또 굴종적으로 자를 수밖에 없고 문제제기를 한 장면 중12컷 약 50초를 잘랐으며 이제 영등위에서 주장하는 직계 성관계로 볼 장면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영등위 결정과는 별개로 이날 찬반시사회를 열고 현장 투표를 해 30%가 반대하면 재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뫼비우스'가 김 감독의 새로운 문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그러면서 해외 영화관계자들로부터는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해외배급사인 화인컷에 따르면 앙헬 살라 스페인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김기덕 감독은 말이 없는 세계에서 은밀한 악몽과 소통의 부재로 파괴된 가족의 초상을 안이한 도발이나 비윤리적 표현과는 거리가 먼, 강렬하고 지적인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지지했다.
 
또 지오반나 펄비 캐나다 토론토영화제 아시아 영화 프로그래머는 "'뫼비우스'는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 현대판 그리스 비극이자, 블랙코미디이고 고통에서 오는 쾌락에 대한 기괴한 묘사"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독일배급사 MFA+ Distrbution 프로그램 매니저 시샤 카일홀츠도 "진정한 예술가가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고도 순수하게 표현해 낸 작품"이라며 "가족, 성, 죄의식 같은 주제는 고대 그리스문화부터 널리 알려진 주제인데 이러한 근본적인 주제에 대한 묘사가 금기시돼야 하는 이유를 알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굵직한 해외영화인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받는 '뫼비우스'가 국내에서 상영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뫼비우스'는 아버지의 외도로 파괴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가 속세를 떠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배우 조재현, 서영주, 이은우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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