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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무상보육·강원도 3대현안, '총선용 선심공약'?

새누리당, 총선 전에 선심쓰듯 공약..총선후 '나 몰라라'

2012-07-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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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획득하며 승리를 거둔 탓일까? 곳곳에서 총선 공약 이행을 놓고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우선 무상보육 예산 문제가 터져나왔다.
 
서울 서초구는 예산부족 때문에 10일부터 영·유아 무상보육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복지확대가 시대적 요구가 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총선을 5개월 앞둔 지난해 12월 소득 하위 70% 가정에만 지급하던 영·유아 보육비를 소득과 상관없이 전 계층으로 확대 지급하는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산조달에 대한 대책은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겨놓은, 누가봐도 총선을 염두에 둔 졸속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부가 예산을 대폭 지원해주는 등의 대책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무상보육을 시행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지만 '쇠 귀에 경 읽기'였다.
 
전면적인 무상보육을 통과시킨 새누리당은 국민들에게 생색을 냈고, 짐을 떠안은 각 지방자치단체는 끙끙 앓았다. 정부 지원 예산은 서울지역은 20%, 나머지 지역은 5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예산 50%와 80% 예산은 지자체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덕분에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난지 불과 3개월이 채 안되어 영·유아 무상보육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지방재정 확충에 대한 대책없이 밀어부친 결과였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기획재정부 김동연 차관은 "재벌가 손자 보육지원이 공정사회에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는 전면적인 무상보육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왔던 새누리당의 원래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총선용으로 번갯불 콩볶아 먹듯이 시행한 전면적인 무상보육이 역설적으로 새누리당의 원래 입장을 정당화해주고 있는 것이다.
 
총선용 공약은 강원도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3일 "강원도의 현안이 계속 잘 안 되고 정치성이 명확해지면 상경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전쟁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총선을 치르기 전에 강원도민들을 꿈에 부풀게 만들었던 강원도 3대 현안에 대해 정부가 '나 몰라라'에 가까운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3대 현안은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문제, 동해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설치하는 문제, 춘천-속초 간 고속철도 설치 문제 등이다.
 
새누리당은 4.11총선에서 강원도 지역의 9개 의석을 모두 싹쓸이 했다. 하지만 총선 승리 이후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특히 춘천-속초 간 고속철도 건설은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까지 편성된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집행이 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두 가지도 6월까지는 결정이 나도록 되어 있었지만 현재까지 '함흥차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대개 5월에서 6월 사이에 결정이 되도록 되어 있었다"며 "그리고 춘천-속초 간 철도는 작년에 국회에서 예산이 편성이 돼서 올해 집행을 설계예산을 집행을 하면 됐었는데 이 세 가지가 다 지금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자꾸 뒤로 미루고 있어서 강원도민들이 분노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지사는 특히 "대선하고 연결을 굳이 해서 하자면 이 세 가지를 갖고 나중에 대선 앞에 가서 선심성으로 내놓는다고 의심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부담되는 사안들이니까 전부 지역별로 경합이 있는 사항들"이라며 "그런데 강원도 지역은 표가 많은 지역이 아니니까 대선 후로 넘겨버릴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12월 대선에서 또다시 우려먹을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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