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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유병호 쪽지 그대로 읊은 최재해…야 "누가 감사원장이냐"

법사위서 "모두 '열람' 눌렀는데 저분만 왜 저러시는지"

2023-06-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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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에 ‘심플하게 답변하라’는 취지의 쪽지를 전달했습니다. 현안질의 과정에서 최 원장이 야당으로부터 감사원 회의 녹음파일을 제출을 요구받자 유 사무총장이 이런 행동에 나선 데 대해 야당은 “호가호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야당 위원들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감사와 관련한 회의 녹음파일을 최 원장에 요구하자 ‘똑같은 것을 보증한다고 심플하게 답변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를 최 원장에 건넸습니다. 야당 측이 요구한 녹음파일은 지난 1일 감사위원회의 전체회의 당시에 녹음된 것으로, 감사원은 회의록만 공개한 상태입니다.
 
이후 최 원장은 유 사무총장이 전달한 쪽지 내용과 비슷한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그는 “녹음파일 부분은 회의록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거의 녹취록 수준으로 자세히 돼 있다”며 “그것만 보시면 충분히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고 어떻게 논의됐는지 다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녹취파일은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한 기초자료에 불과할 뿐”이라며 “저희들이 제출해 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장이 최재해인지 유병호인지 헛갈릴 지경”이라며 “유 사무총장이 대통령실에 밀착해 감사원을 검찰 2중대로 만들더니 그 위세를 믿고 호가호위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무너진 내부 공직기강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상실한 채 무너져 가는 감사원의 상징처럼 보인다”며 “감사원이 사무총장의 놀이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야당과 유 사무총장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 결과 의결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을 두고도 충돌을 빚었습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전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가 조 위원에 넘어가면, 조 위원 컴퓨터에는 두 가지 버튼이 있다”며 “하나는 열람, 하나는 반려다. 맞느냐”라고 유 사무총장에게 물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거기까지는 안 봤다”며 “단군 이래 제일 많이 열람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김 의원이 “결재라인에 조 위원만 공란인 상태에서 유 사무총장 결재가 개별 처리됐다”고 지적하자 유 사무총장은 “모든 위원이 (열람 버튼을) 다 눌렀는데 저분만 왜 저러시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결재권자고 위원은 원장을 대리해 단순 확인하는 절차다. 규정과 업무 관행이 그렇다”고 강변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조 위원이 감사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은 부분을 직원들이 수정하도록 압박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습니다. 그는 “직원들을 압박, 강요해 사실관계에 배치되는 부분까지 고치라고 강요, 기망했다”며 “전 전 위원장의 치명적 중범죄 해당 사안들만 다 삭제했다.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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