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본류에 해당하는 민간업자들의 배임 사건 재판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재판부 변경으로 공판갱신절차가 진행된 지 약 두 달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26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갱신절차를 마무리하고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2월 대규모 법관 인사로 해당 재판의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두 달여 동안 증인신문 녹음파일을 재생하는 갱신절차를 거쳤습니다.
오랜만에 재개된 이날 공판엔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 4호 법인 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한 증인이 출석햇습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를 운영 중인 A씨는 이날 2012년 초 남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을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고 해 25억원을 빌려줬고 2019년 8월쯤 원금과 이자를 합쳐 총 38억원을 돌려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남욱측 "대장동 사업 부지 매입 위해 빌린 것"
A씨는 "회사 계좌로 돈이 들어왔는데 직원에게 보고 받기를 남 변호사가 아닌 '천화동인'이라는 입금자명으로 들어왔다고 해 다른 사람이 잘못 보낸건가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남 변호사 측은 반대신문에서 그 돈은 당시 대장동 사업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빌린 것이고 차용금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 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진=뉴시스)
재판부, 김만배 보석 여부에 "정진상처럼 할지 고민"
이날 오전에는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김씨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판도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와 그의 측근 이한성·최우향 씨가 청구한 보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보석할지 아니면 6개월 만기 출소로 재판할지 상당히 고민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 21일 보석으로 석방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전자장치를 쓰면서 석방하는 게 출석을 담보하는 방법이라 그렇게 한 것 같다"며 "우리 재판부도 그렇게 할지 고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앞서 정 전 실장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증거인멸 우려를 고려해 사건 관련자와의 접촉 금지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검찰이 김 씨와 함께 범죄수익 390억 원을 은닉한 혐의로 김씨의 부인을 포함해 10명을 기소한 건도 해당 재판과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습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