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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용산 2중대'…'주 69시간' 혼선에도 윤 대통령 엄호만

김기현, 역할 부재…뒷수습하기 '급급'

2023-03-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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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통해 탄생한 김기현호가 출범 초기부터 난항에 빠졌습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역할과 대통령실과의 균형은 온데간데없고,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과 한일 정상회담 논란 등으로 악화된 여론만 수습하기 급급합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질 때, 김기현 대표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민심의 목소리를 당이 제대로 전달하며 사전 경보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야 하는데, 오히려 대통령실 엄호하는 데만 치중하다 보니 당이 거수기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옵니다. 게다가 통상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당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인데,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전 경보' 역할 못한 집권여당 대표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과 한일정상회담 후폭풍 등으로 여론 악화에 휩싸였습니다. 위태로운 여당의 모습은 당 지지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지난 20일 공표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정례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지난 13~17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조사보다 4.5%포인트 떨어진 37.0%를 기록하면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지율 하락에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과 일본 강제동원 해법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 지지율 하락에는 근본적으로 새 지도부의 '역할론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지난 6일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뒤 약 보름간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가 혼선을 거듭해 왔지만,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통상 민심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사전 경보 역할을 하는 게 집권여당인 데 말이죠. 
 
오히려 새 지도부는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등은 연일 각종 회의에서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의 취지를 설명하며 여론 진화에 진땀을 흘렸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69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엇박자 논란에 대해 "당과 정부와 대통령실 사이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주 69시간은 너무 과도한 시간이라고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고용노동부가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했다. 오해를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설명이 됐다"며 오히려 책임을 정부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왕적 대통령 거수기로 전락한 국민의힘
 
당초 김기현호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고 출범했습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 당선 직후, '식물 대표'·'바지 대표' 등의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민주당은 당시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이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이제 여당을 장악한 제왕적 대통령만이 남아 대리 대표를 허수아비로 세운 채 군림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권 내에서도 대통령실과 당과의 관계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선 적극 협력하되 대통령실과 민심이 멀어지는 순간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사당화가 되면서 민심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 해석마저 나옵니다. 특히 긴밀한 당정관계 구축을 위해 월 2회 정례회동을 갖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정례회동이 '윤심 창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과거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커지면 여당이 힘을 잃고 대통령의 뜻에 따라 거수기로 전락한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김 대표에게 윤 대통령과의 수평적 소통 체계를 탄탄히 다져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지만, 과제를 달성할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때문에 향후 당정 관계도 사실상 하명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여의도의 관측입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시를 내린 지 석 달 만에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고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도 확대하는 내용의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사실상 '대통령실의 하명 법안'임을 지적하며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졸속 심사해서 통과시키는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강석영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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