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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대외 악재에 국제유가도 다시 들썩…첫 7개월 무역적자 '비관론'

9월 무역수지 38억달러 적자 기록

2022-10-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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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반도체, 가전, 철강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줄어드는데다, 최대 시장인 중국 경기 침체와 미·중 패권경쟁으로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전의 2배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2년 9월 월간 수출입(확정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74억달러, 수입은 612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18.6% 급증했다. 무역수지는 38억달러 적자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 승용차, 선박 수출이 증가했다. 석유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51.3% 수출이 늘었고, 승용차와 선박은 각각 34.9%, 20% 증가했다. 유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도 전년 동월보다 수출이 늘었다.
 
반면 액정디바이스와 무선통신기기, 철강, 가전, 반도체는 수출이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액정디바이스는 57.1%, 무선통신기기는 20.2% 수출이 줄며 감소 폭이 컸다. 철강은 16.5%, 가전 6.2%, 반도체는 5%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줄었다.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2년 9월 월간 수출입(확정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574억 달러, 수입은 612억 달러를 기록했다. 표는 9월 수출입현황 (출처=관세청)
 
국가별로 보면 최대 시장인 미국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한 92억6000만달러 수출액을 기록했다. 중국은 전년 동월보다 6.5% 감소한 13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 품목에서는 원유 수입이 전년 동월보다 57.4% 급증했다. 또 다른 에너지 원자재인 가스와 석탄도 각각 165.1%, 32.9% 수입이 늘었다.
 
원유의 경우 전년 같은 달보다 수입 중량은 9.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단가가 44% 오르면서 수입액 급증으로 연결됐다.
 
문제는 국제유가 오름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11월부터 월평균 200만배럴 원유 감산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번 감산 규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로 글로벌 공급의 2%에 해당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인 WTI는 전 거래일 대비 1.84달러, 2.1% 상승한 배럴당 89.11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10월 수출 전선도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2년 10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보면, 지난달 '향후 수출 회복세 약화' 기조와 달리 이달에는 '수출 회복세 약화'로 수출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수출 약화'의 확정적 표현은 인플레이션발 주요국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요인, 중국 봉쇄 조치 등 대외 악재가 주된 원인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확전 우려, 중국의 봉쇄 조치 등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관세청이 공개한 10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을 보면, 117억9700만달러 전년보다 20.2% 감소한 상황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2.2% 줄었다.
 
주요 품목별 수출액을 보면 반도체(-20.6%), 석유제품(-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자동차부품(-14.1%), 가전제품(-29.9%) 등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국가별로는 상대국별로 보면 중국(-23.4%),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대만(-37.6%), 인도(-5.6%), 싱가포르(-13.4%) 등의 수출이 추락했다. 달러 강세화 속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박도 상당하다. 해당 기간 무역수지도 38억2500만달러 적자다.
 
버팀목이던 수출 하락과 7개월 연속 무역수지의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수출 둔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라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적자가 4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상 최대 무역적자였던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2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과 아시아국가 반도체 동맹인 칩(Chip)4 등의 대내외적 변수도 산제돼 있어 내년까지 무역 환경은 밝지 않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회장은 이날 제1회 무역산업포럼을 통해 "최근 세계 각국의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우리 무역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돌발변수로 인해 글로벌 분업구조가 흔들리면서 우리의 미래도 매우 불확실해졌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7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2년 9월 월간 수출입(확정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574억 달러, 수입은 6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컨테이너가 쌓인 부산항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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