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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인사가 만사인데 인사마다 논란…위기의 '석열이형 용인술'

남성 편중에 여성 기용했더니 '말썽', 정호영 낙마과정도 매끄럽지 못해…안철수 공동정부 합의도 좌초 위기

2022-05-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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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에서 애를 먹고 있다. 초대 내각이 남성에 편중됐다는 지적에 과감히 여성 장관 기용에 나섰지만 자질 논란에 처해졌고,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둘러싼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갈등마저 노골화됐다.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버티면서 자진사퇴를 이끌어내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장관 두 자리에 여성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곧바로 야권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희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건망증이 치매 초기"라고 말해 민주당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교육정책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임명된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역시 교육과는 접점이 없다. 차관에 이어 장관마저 교육 문외한으로 채워지면서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을지 여기저기서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이 여성 장관 후보자를 임명한 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에 편중된 내각 인사에 대한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그간 윤 대통령은 언론과 야권의 남성 편중 지적에도 "능력만 보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윤석열정부 내각의 성비 불균형' 기습 질의에 직면, 당혹감을 드러냈다. 지난 24일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는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젠더 갈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표심을 의식한 선거용 인선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에 치중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로 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은 잃었다. 대통령으로 통합이 중요한 만큼 여성 지지와 표심을 마냥 모른척 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여성 장관 기용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초대 내각 남성 편중에 대한 지적을 의식해 여성 후보자를 내정했더니, 여성 인사마저 말썽이 돼버린 형국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맏형 격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내정과 관련해 힘겨루기를 벌이면서 윤 대통령은 양쪽에서 '낀 신세'가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이야기를 듣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윤 대통령은 국무조정실장 인사는 한 총리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장이 총리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데다 윤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부터 약속한 책임총리제 구현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윤 행장이 문재인정부 경제수석으로서 당이 비판했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의 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인 만큼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강원 원주에서 사전투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의 입장을 충분히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두 분이 숙의 끝에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압박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한 총리를 향해 "당이 반대하는 인사를 왜 계속 기용하려 하는지, 고집을 피우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정관계 마찰로 이어질 경우 새정부의 국정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내치는 과정도 윤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후보자는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과 아들의 병역 문제로 국민의힘으로부터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조국 시즌2'로 비화될까 염려였다. 여야의 한결된 자진사퇴 요구에도 정 전 후보자는 임명을 기다렸고,  43일 동안 버티기를 하다가 자진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정 전 후보자에 대한 인간적 미안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결정적 증거가 없었는 데다,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는 윤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도 발휘됐다. 다만 민주당이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지난 20일 한덕수 총리 인준안에 찬성하면서 윤 대통령도 여야 협치를 위해 그를 내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정 전 후보자가 윤 대통령의 직접적 입장을 요구하며 버티자 여권 정무라인이 총출동돼 그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장선에서 성 비위로 징계 전략이 있는 윤재순 총무비서관 논란에 윤 대통령이 묵묵부답하며 사실상 엄호하는 것도 '한 번 믿으면 끝까지 간다'는 특유의 믿음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동정부를 약속한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의 추천을 이번 인선에서도 배제하며 공동정부 합의 파기 논란에 직면하기도 했다. 앞서 같은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공동정부 이행 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안 전 위원장의 추천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더군다나 공석인 자리가 안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전문성을 이유로 거듭 강조해왔던 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이었다. 특히 안 전 위원장은 26일 오전만 해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장관 후보자들을 천거한 사실을 밝히며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일 오전 10시 지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철수 패싱' 논란이 일었다. 안 전 위원장 추천을 배제한 것도 모자라 지명 발표에 앞서 해당 사실을 공유하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18개 부처 중 어느 한 곳에도 안철수계 인사들이 중용되지 못했고, 안 전 위원장만 성남 분당갑의 공천장을 손에 쥐게 됐다.
 
윤 대통령 특유의 '형님 리더십'이 대통령의 공적 업무와는 다소 상충되는 측면이 많아 이런 논란이 계속해서 벌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연을 중시하고 믿는 사람은 끝까지 쓴다'는 윤 대통령의 용인술은 인간미라는 장점을 갖췄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있어 이 같은 원칙이 반복될 경우 결국 윤 대통령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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