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새해 첫 날인 1일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강원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는 모습이 감시장비에 포착됐음에도 군은 3시간가량 월북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부실한 초동조치로 해당 인원의 신병 확보에도 실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어제 오후 9시20분쯤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을 투입했다"면서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4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해당 미상 인원이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는 월책 장면이 전날 오후 6시40분쯤 현장 인근에 설치된 우리 군의 과학화경계시스템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 하지만 군은 즉각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CCTV 감시병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군의 해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GOP CCTV에 오후 6시40분쯤 포착됐는데 당시 CCTV 감시병이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화면 재생 과정에서 철책을 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시 GOP의 광망체계 경보음은 정상적으로 울려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했지만,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자체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감시장비가 월북자를 포착하고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까지 했지만 군은 월북자가 철책을 넘은 뒤 신병확보 작전에 돌입하기까지 약 3시간 동안 몰랐고, 신병 확보에도 실패했다. 합참 관계자는 "초동조치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확인했으면 하는 미흡한 부분은 있었다"며 잘못을 시인한 뒤, 현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월북자의 신원과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은 해당 부대 병력 인원 확인 결과, 이상이 없다는 점을 토대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탈북민 여부도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지역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