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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정부 긍정 기류…재계 "이재용 사면" 거듭 청원

4대 그룹 총수 이어 '재계 맏어른' 손경식 회장 사면 요청

2021-06-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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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사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이전과 달리 긍정적으로 변한 조짐이 보이면서 재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대 그룹 총수에 이어 재계 맏어른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다시 한번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손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5단체장들은 3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면담했다.
 
이날 손 회장은 "세계 반도체 시장 동향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수도 있어 이 부회장이 하루빨리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총리는 이날 재계의 여러 건의 사항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손 회장 등 경제5단체장들은 지난 4월말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이 부회장 사면이 필요하다는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경제단체들은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수도 있다"며 "이 부회장이 하루 빨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우리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들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김부겸(왼쪽 세 번째)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경제계 5개 단체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 김 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사진/뉴시스
 
당시만 해도 건의서 제출 소식을 들은 청와대는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최 회장이 SK(034730)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청와대와 4대그룹 총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하자 문 대통령은 "고충을 이해한다.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18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여러가지 형평성, 과거의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던 것과 달리 긍정적인 분위기다.
 
정부의 태도 변화에 재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확실히 사면에 대한 정부의 기류가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면권은 문 대통령의 결단에 전적으로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재계는 앞으로도 정부에 사면을 계속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005380)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003550)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004990) 사장 등 5대 그룹 사장단이 오는 5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한다.
 
앞선 4대그룹 총수 간담회처럼 이번 자리 역시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큰 역할을 한 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만큼 경제계 현안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계 1위 이 부회장 사면 요청이 다시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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