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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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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판 '광주의 악몽' 현재진행중…"민주화 이룬 한국 전철 밟고 싶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 애끓는 호소…한국인들 이해와 격려 큰힘돼

2021-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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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해외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온라인으로 국내 상황을 알리면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의 신상이 외신을 통해 나가면 현지에 있는 가족·친지까지 위험할 수 있지만, 무릅쓰고 군부 만행을 전달하고 있습니다."(한국 거주 미얀마인, 틴테이아웅씨)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정부를 전복한지 100일이 지났다.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군부에 맞선 미얀마인들은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에 목숨을 잃고 있다. 41년 전 광주에서 벌어졌던 참상이 미얀마에서 재현된 모습이다. 5·18광주 민주화운동은 오늘(18일)로 41주기를 맞았다.
 
미얀마 군부가 인터넷과 언론 보도를 차단하면서 해외 거주민들이 일찌감치 현지인들을 대신해 미얀마 사태의 진상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있는 실정이다. 미얀마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7년 전 한국 회사에 취업한 틴테이아웅(27)씨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의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일원으로 미얀마 참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하고 있다.
 
틴테이아웅씨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미얀마는 인터넷이나 언론이 통제돼 있어 현지 상황을 외부에 고발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우리처럼 외국에 있는 사람들이 현지로부터 소식을 전달받아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얀마 시민을 진압하는 군부의 만행이 5·18 당시의 상황과 닮아있다고 평가했다. 1980년 한국의 신군부 역시 5·18을 불순분자들의 폭동이라고 왜곡하며 외부 연락과 언론 보도를 차단한 바 있다. 한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윈라이(47)씨도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의 일원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얀마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미얀마시민들과연대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윈라이씨는 "당시 한국 신군부도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해 '북한의 지령을 받은 폭동'이라며 거짓정보를 흘리면서 언론을 통제했는데 미얀마 역시 '미국쪽의 지령을 받은 세력이 있다'는 유언비어가 군부들을 중심으로 퍼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사회에서 유일하다시피 한국이 정치권을 비롯해 종교계, 문화계 등 여러 분야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응원해주고 있다"며 "한국도 비슷한 역사를 겪은 만큼 미얀마의 아픔을 더 이해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이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공통점도 있다. 얀마는 2015년 11월에 열린 총선에서 국가민주주의연합(NLD)이 군부를 꺾고 압승을 거뒀다. 50년 군부독재 채제가 막을 내리고 문민정부가 수립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5년만에 다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며 민주정부가 전복됐다.
 
재한미얀마청년연대 회장을 맡고 있는 카이카이모테(30)씨는 "반세기 넘기 군사정권을 경험한 기성 세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젊은 세대에 비해 강하지 않다"며 "하지만 지금 미얀마의 1020세대들은 지난 2015년부터 민주화의 자유로움을 누려본 세대인 만큼 자유에 대한 갈망이 더 강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한국은 지금처럼 정보화 시대도 아닌만큼 고립과 탄압의 정도가 더 심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결국 민주화를 이뤄낸 것이 대단하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준다면 미얀마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등을 중심으로 국내 시민사회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 광주 지역 시민단체들은 미얀마광주연대를 조직하기도 했다. 이기봉 재단 사무처장은 "많은 사람들이 미얀마 사태를 보면서 1980년의 광주를 연상한다"며 "다른 도시보다 광주 시민들이 광주의 아픔을 떠올리면서 미얀마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아파하면서 시민모금 등 지원 활동으로 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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