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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이후 펀드 가입에만 한시간…'우회방법' 주의할 점은

2021-04-12 08:27

조회수 :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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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고 펀드에 가입해보았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아주 빠르게 진행했는데도 한시간이 넘을 것 같아 필요한 서류들만 받아왔습니다. 받은 서류가 63페이지였고, 직원분은 성실히 주요 내용을 읽어주셨습니다. 앞으로 창구마다 녹음기기도 설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실전 적용 단계에서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간단한 상품에 가입하는 데도 한시간이 넘게 걸리고, 직원들이 고객에게 가입서류나 주의사항을 일일이 읽어주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6대 판매 원칙 중 '적합성 원칙'에 따라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금융상품만 권유받을 수가 있는데, 이 원칙이 소비자 권리를 일부 제한한다는 불만도 나왔습니다. 투자성향 테스트 결과 안정추구형 이하가 나오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은 아예 소개조차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6대 판매원칙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물론 합법적인 방법입니다.
 
우선 자신이 가입하고자하는 금융상품이 확실히 있을 때 직원의 권유와 상관없이 상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투자권유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불원확인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뉴딜펀드'에 가입하겠다고 생각하고 금융사를 찾았다면 바로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투자성향 테스트까지 다 받고 드디어 직원으로부터 금융상품들을 소개 받았는데, 원하는 상품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로 '부적합확인서'입니다. 부적합확인서를 쓰면 투자권유를 받지 아니하고 내 투자성향과 다른 금융상품의 목록도 제시받을 수 있습니다. 목록을 보고 문의했을 때 답변 정도만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일종의 각서입니다. 내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을 직원의 권유없이, 원금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받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가입했다는 확인인 셈입니다.
 
주의할 점은 불원확인서는 반드시 가입절차의 맨 처음에 이뤄져야 하며, 부적합확인서는 투자성향 테스트 이후 투자권유까지 받은 상태에서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일 직원이 다 설명해놓고는 불원확인서를 쓰게 한다면 이후 설명 불충분 등 책임에서 회피하기 위한 편법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기도 전에 '부적합확인서'부터 쓰게 하는 행위 역시 적합성 원칙과 상관없이 판매하기 위한 꼼수입니다.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가 이런 형태로 다수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잘못 활용될 경우 나중에 불완전판매를 당했다고 해도 내가 작성한 '각서' 성격의 서류 때문에 위법계약임을 증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금소법 세부 지침은 "불원확인서나 부적합확인서를 받고 부적합 상품을 권유해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보여주거나 목록을 제시할 순 있어도 상품을 먼저 '권유'하는 건 불법이니 잘 알아둬야겠습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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