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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샤오미 블랙리트스 해제"…삼성전자, 반사이익 못보나

샤오미, 미 정부 상대 승리…중저가폰 시장 공략 차질 우려

2021-03-1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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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샤오미가 미국 정부와의 법정다툼에서 승리하며 스마트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는 샤오미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관련업계 및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루돌프 콘트레라스 판사는 12일(현지시간)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할 것을 명령했다. 판사는 "미 정부는 샤오미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며 "샤오미를 지배하는 건 중국 정부가 아니라 독립된 이사회와 지배주주"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방부와 재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인 지난 1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 9곳을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투자자들은 오는 11월11일까지 샤오미에 대한 지분을 처분해야 했다. 
 
하지만 미 법원이 국방부 결정에 제동을 걸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려던 삼성전자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삼성전자는 미국 제재로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까지 힘을 잃은 틈을 타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 앞서 12일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32(LTE)'와 '갤럭시A42(5G)' 출시를 시작으로 중저가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오는 17일에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 온라인 언팩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A52'와 '갤럭시A72'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갤럭시A42. 사진/삼성전자
 
이런 가운데 미 법원은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 임시로 제외하고 미국 투자자들의 샤오미 주식 매수 금지 조처도 중단시켰다. 샤오미는 블랙리스트에서 영원히 제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미 법원의 판결로 샤오미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샤오미는 화웨이가 빠진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20%, 삼성전자 17%, 샤오미 13%, 오포 11%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격차가 불과 4%밖에 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애플과 샤오미의 판매량은 각각 29%, 샤오미 46% 증가했고 오포도 31%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4% 줄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강세를 보였던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샤오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체 판매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샤오미가 31%로, 27%의 삼성전자를 앞섰다. 인도에선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이 27%로 선두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젊은 세대들이 가성비가 좋은 샤오미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샤오미가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면 내수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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