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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악마’도 가진 두 번째 기회, 딸에겐 없다

2020-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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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과 호소문, 그 다음은 항소장이었다. 1일 '박사방' 설계자 조주빈 씨 변호인이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그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5명도 줄줄이 1심 판결에 불복했다. 두 번째 기회를 얻어볼 요량이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범행의 중대성과 치밀성, 피해자의 수와 피해의 정도,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 피고인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며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박사방을 만들었고, 나머지 가담자가 역할을 나누면서 범죄단체로 활동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만든 성착취물임을 알면서도 조씨가 암시한 영상을 기대하고 가상화폐를 건네거나 범행에 협력했다. 조씨 형량은 징역 40년. 전자발찌는 30년을 착용해야 한다.
 
함께 기소된 가해자들은 길게는 징역 15년에서 짧게는 7년을 선고 받았다. 만 15세인 '태평양' 이모 군은 장기 10년에 단기 5년 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날 선고에서 박사방 일당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전직 공익근무요원 강모 씨는 유죄 이유를 경청하며 수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선고 직후 조씨 변호인도 재판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가 밝힌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몇몇이 합의했지만 열명이 채 안 된다고 한다. 그간 법리적인 측면만을 다투었지, 공소사실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자는 소수만 합의했고 가해자는 모두가 항소했다. 지난 3월 "악마의 삶을 멈춰 줘 감사하다"던 조씨는 방어권 행사를 멈추지 않기로 했다.
 
자기 방어를 못한 피해자들은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꿈과 방황을 누리고, 때로는 열병을 앓다가도 웃을 수 있는 두 번째 청춘을.
 
성범죄 재판은 박사방 선고 이후에도 법원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1심이 끝나면 항소심 공판도 열릴 것이다.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무표정한 법률 안에 피해자의 얼굴이 있다. 조씨는 법정을 나서기 전 아버지와 악수하며 미소 지었다. 부모를 안심시키려는 아들의 얼굴이었다.
 
딸의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범종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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