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백주아

프랑스, '교사 참수' 이슬람 극단주의 분노 시위 확산

프랑스 전역 "내가 사뮈엘이다" "내가 교사다" 시위

2020-10-19 09:49

조회수 : 3,325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만평을 보여줬다가 극단주의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프랑스 중등교사 사무엘 파티(47)를 추모하는 집회가 프랑스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는 '내가 교사다', '내가 사무엘이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극단주의 규탄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후 3시 파리, 리옹, 마르세유, 릴 등 프랑스 전역에 수 만명의 시민이 사뮈엘 파티(47) 추모 집회를 위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대는 ‘내가 사뮈엘이다’, ‘내가 교사다’ 등의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나와 그의 희생을 애도했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은 장 카스텍스 총리,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 마를렌 시아파 내무부 시민권 담당장관, 안 이달고 파리시장 등도 참석했다. 카스텍스 총리는 트위터에 시위대가 국가 ‘라마르세이예즈’를 제창하는 영상을 올리며 “당신은 우리를 겁줄 수 없다. 우리는 두렵지 않다. 당신은 우리를 갈라놓지 못한다. 우리는 프랑스다”라고 적었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프랑스 역사 교사 사뮤엘 파티를 기리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슬람 예지자 무함마드의 커리커처에 대한 토론 수업을 벌인 역사 교사 사뮤엘 파티가 체첸 출신의 18세 난민에게 참수돼 프랑스 전역에서 그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용의자는 경찰 체포 과정에서 사살됐다. 사진/뉴시스
 
파리 북서쪽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의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파티는  파티는 이달 초 수업시간에 '언론의 자유'를 설명하며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뒤, 일부 학부모 등에게 반발을 샀다. 한 여학생의 부친이 그의 이름과 학교 주소를 SNS상에 공개하면서 지난 16일 퇴근길 파티는 체첸 난민 출신 18세 소년인 압둘라크 안조로프에게 참수 당했다.
 
용의자 압둘라크는 무기를 내려놓으라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범행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참수한 희생자의 머리 사진과 함께 "나는 감히 무함마드를 모독한 지옥에서 온 개를 처형했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검찰은 용의자의 가족과 친구, 파티의 수업에 불만을 품었던 학부모 등 11명을 조사 중이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은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이슬람 극단주의를 신봉하는 사이드, 셰리크 쿠아치 형제로부터 총기 테러를 당해 12명의 희생자를 낸 사건이다. 이들 형제는 체포과정에서 사살됐다. 
 
쿠아치 형제의 공범의 재판이 시작된 지 5년 만에 또 다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증오 범죄가 자행되면서 프랑스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달 25일 파키스탄 국적의 18세 소년이 '샤를리 에브도' 옛 사무실 부근에서 남녀 둘을 흉기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지 한 달도 안돼 참수극이 발생한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표현의 자유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살해됐다"며 이번 사건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프랑스는 오는 21일 고인에 대한 국가 추도식을 엄수할 예정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 백주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