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개인과 법인의 도산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법원은 채무를 탕감하거나 변제 계획을 완화해주는 등 도산 위기에 있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29일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올해 상반기 개인파산 건수(누적)는 2만4112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만2924건보다 5.2% 증가한 수치이며 2016년(2만5817건) 이후 4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코로나19 개인회생 채무자를 위한 법원의 적극 조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6월 한 달 수치만 놓고 보면 2012년 6월(5060건) 이후 8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지방별로 보면 인천지법(19.8% 증가), 대전지법(20.8%), 전주지법(22.2%) 등의 개인파산 신청 건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4만745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4만4258건보다 다소 줄었지만 6월 기준으로는 6816건에서 7671건으로 12.5% 크게 늘어났다.
법인파산 신청 건수도 상반기 기준 52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485건보다 7.63%(37건)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법인파산 신청 건수는 꾸준히 늘어 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개인·기업의 도산 건수는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다. 도산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실제로 파산이나 회생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실제로 진행을 하는 경우는 아직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며 경기침체로 버티지 못하는 곳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0일 '재량면책' 규정을 '특별면책'으로 개정한 준칙을 마련했다. 코로나19같은 비자발적 실직으로 장기간 소득이 없거나 최저생계비 이상의 수입을 계속 얻을 수 없는 경우 등엔 채무 탕감을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채무자는 개인회생 절차에서 3개월 이상 변제기간을 유보할 수 있는 실무준칙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서울회생법원은 파산을 선고받은 이후에 취업을 제한하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부처에 전달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