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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 회장 셀프연임 꼼수 막히나
DGB, 내홍 속 회추위 등 채비…지분 늘린 국민연금, 견제 나설듯
입력 : 2020-06-25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셀프추천 금지법' 입법을 앞두고 사실상 셀프연임 시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DGB금융 최대주주로서 보유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 온 국민연금이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금융은 전날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직전(6.09%) 대비 3.95%포인트 늘린 10.04%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삼성생명의 지분매각에 따라 DGB금융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같은 해 9월 5.01%로 지분율을 늘린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엔 6.02%까지 확대한 바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개별 종목별 운용 전략이 달라 지분확대에 관한 설명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에는 DGB금융 지배구조 등 경영에 대한 간접적 압력을 키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올 초 회장 및 자회사 CEO인사을 실시한 BNK금융에 대해서도 지난해 6월부터 보유 지분을 10.1% 이상 올리면서 경영진 인선에 대한 부담을 준 바 있다. BNK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회장 후보에 대한 나이 제한을 두지 않아 현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연임을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있었다.
 
DGB금융은 현재 지난 2018년 발생한 지배구조 문제로 대구은행장 공석에 따라 김 회장이 작년부터 은행장을 겸직 중이다. 올해 말 겸직체재를 끝내고 차기 대구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며, 내년 3월에는 차기 회장 인선을 진행한다. 10개월의 행장 공석 사태를 겪은 만큼 DGB금융은 차기 대구은행장 최종후보 3인을 일찌감치 공개하며 'CEO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선 상대적으로 부각이 덜하다. 그 사이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더욱 굳어졌다. DGB금융은 지배구조 문제에 따라 지난해 3월 회장추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내부규범을 대폭 개편한 상태다. 그럼에도 회장 선임 제한 연령은 만 67세로 유지하면서 내년 3월 만 66세인 김 회장에게 여지를 줬다. 
 
또 김 회장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들을 배치하며 연임을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3월부터 DGB금융 이사회의장 및 회장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김 회장의 경북고 2년 후배다. 작년 선임한 조선호 사외이사도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하나은행 감사를 지내며 김 회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확대 추세와 더불어 최근 금융사들의 지분을 늘리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경영참여)'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특히 전날 국무회의서 금융사 CEO 자기 추천을 금지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의결된 만큼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크게 힘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연임을 시도 움직임을 띄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DGB금융의 지분을 확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배구조 등에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사진/DGB금융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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