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자기 소유의 차량을 타고 출근하던 중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장낙원)는 5일 출퇴근 도중 사망한 서모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서씨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인천시 A사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했다. 그는 같은 해 11월 동료 근로자 최모씨를 자기 소유의 화물차에 태우고 출근하던 중 내리막 커브길에서 미끄러지면서 주차된 버스의 후미를 들이받았다. 서씨는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한 시간 정도 후에 두부외상으로 사망했다.
자기 소유의 차량으로 출퇴근 도중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가 적용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스토마토
서씨의 배우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 청구를 했지만, 공단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발생한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배우자는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는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구 산재보험법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위법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서씨의 사고를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 아니라도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도중 발생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가 2017년 11월 발생했고 사건 처분은 2018년 11월 이뤄졌으므로 통상의 출퇴근 사고도 출퇴근 재해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산재보험법 새 조항(2018년 1월1일부터 시행)을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서씨의 사고가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공사 현장으로 가던 정상 경로에서 발생한 점, 사고 당일 아침 식사도 회사가 지정해 비용을 지원해주는 곳에서 이뤄진 점, 서씨가 버스로 출퇴근할 수도 있었지만 업무수행을 위해 가지고 다니던 공구 무게가 수십㎏에 달해 개인 차량을 이용하는 데 타당한 이유가 있었던 점 등을 들어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와 장례비 부지급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자기 소유의 차량으로 출퇴근 도중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가 적용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사고.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