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에 올해 신설된 자산운용사 모두가 전문사모운용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운용사로의 진입이 공모펀드 운용사로 가는 전단계라는 의미에서는 잠재적 공모운용사의 증가로 볼 수 있으나, 경쟁 심화로 적자회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는 남아 있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신규 설립된 자산운용사는 23개로, 모두 전문사모운용사였다. 상반기 사모운용사 라임자산운용 1곳만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을 신청했지만,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사모운용사 설립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다. 최소 자본금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지난해엔 다시 10억원으로 더 낮아졌다. 제도개편 직후인 2015년에 6개의 사모운용사가 진입한 이래 2016년에는 72개, 2017년엔 47개가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공모운용사 신청은 과거보다 줄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 해 평균 5개의 공모운용사가 새롭게 등장했으나, 2015년은 1곳, 2016년엔 이마저 없었다. 2017년에 1곳이 공모운용사로 거듭났지만, 그 주인공은 삼성자산운용의 물적 분할로 생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었다.
사모운용사 위주의 진입의 배경에는 사모펀드의 급성장이 있다. 최근 4년 새 국내 사모펀드 시장규모는 2배가량 늘어났다. 사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014년 152조원에서 ▲2015년 187조원 ▲2016년 228조원 ▲2017년 268조원 ▲올해 6월 기준 305조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취약한 소규모 사모운용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모펀드 성장으로 펀드 관련 수수료 수익은 늘었지만, 적자회사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올 2분기 기준 펀드 관련 수수료 수익은 5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했으나, 사모운용사의 적자사 비율은 47%에서 53%로 늘어난 것. 신규 사모운용사가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운용사별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사모운용사인 타임폴리오운용은 올해 1분기 3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공모운용사를 포함한 전체 운용사 순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반해 적자회사 대부분은 사모운용사였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성장세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투자규모 확대에 기인한다는 점과 투자자문사에서 사모운용사, 공모운용사로의 전환이 일련의 운용사 발전 과정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모운용사가 많아진다는 것은 운용시장에서 일종의 경쟁이 활발해진다는 의미다. 연기금이 확대 추세에 있어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