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8월부터 본격화하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앞서 은행들이 신사업 주도를 위한 각축전에 나섰다. 고객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카드·핀테크사 등 다양한 영역의 경쟁서비스 출현이 가능해지면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18일 'IBK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전략 수립을 위한 자문사 선정 공고를 공시하고 사업 모델 마련에 들어갔다. 외부 시장분석과 내부 역량 진단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에 맞춰 자행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 관점의 데이터 신산업 대응 전략 및 데이터 활용방안도 고민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역량 있는 자문사를 선전해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디지털 혁신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타행들도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에 앞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해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선도적으로 참여한 신한은행은 그룹 차원의 데이터 전략을 모색 중이다. 최근에는 그룹사 디지털 실무자들이 중심이 된 '데이터 혁신 추진단' 구축에 참여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이동통신서비스 '리브M'을 출시하고 이를 통해 파악된 고객 데이터로 나은 고객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오는 10월 '더케이(The K)프로젝트' 도입에 따라 개인화 마케팅과 고객관리 강화를 위한 전략을 단계적 으로 수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의 초개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모든 채널에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모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은행 내·외부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하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맞춤형 상담 및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손님빅데이터센터'도 신설했다.
은행들은 데이터 인재 확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이 하반기로 신입행원 모집을 미루고 있지만, 디지털·ICT분야에 대해선 예외를 뒀다. 국민은행은 오는 21일까지 디지털 관련 인재를 모집하고, 신한·우리은행은 IT관련 인재 수시채용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공학·자연계열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인턴십과 빅데이터 분석 전문인력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핀테크사를 중심으로 허가가 예상됐던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사에까지 대상을 확대하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앞두고 있다. 당장 은행들의 경쟁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지만, 금융당국은 지급결제망까지 망라한 '오픈 파이낸스(Open finance)' 도입을 예고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다른 업권의 금융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말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통장'을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투자상품, 보험, 예·적금 등도 내놓을 예정이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상정돼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