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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저축은행 1위 SBI '수익성', 2위 OK '건전성' 방점

코로나19에 상반된 생존법…은행 특성 맞춘 경영 전략

2020-06-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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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코로나19를 겪는 저축은행업계의 생존 방식은 각기 달랐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이번 사태를 공격 경영의 계기로 삼은 반면, OK저축은행은 연체율이 낮은 기업대출 비중을 늘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실었다.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사진/뉴시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위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가계 및 기업 대출 취급 점유율에서 다른 접근 방식이 드러났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말 대출채권 고객별 분포도를 보면, 가계대출 취급 비중이 기업대출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전체 대출채권(7조7723억) 중 가계대출 비중은 51.6%(4조126억)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48.4%(3조7587억)로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말 대출채권 분포 현황과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SBI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채권(6조3729억)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4.0%(3억4449억)로 가계대출보다 약 4%포인트 앞섰다. 지난해 가계대출 점유율은 45.9%(2조9263억)로 집계됐다.
 
반대로 OK저축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비중이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가계대출 점유율은 축소됐다. OK저축은행의 지난 2019년 1분기 말 대출채권 고객별 분포에서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점유율은 각각 45.6%(2조5238억), 52.5%(2조9173억)로 집계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기업대출 비중이 소폭 올라 46.4%(3조2450억)를 기록했다. 올해 개인대출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여 51.3%(3조5844억)로 하락했다.
 
이같이 두 은행의 대출채권 고객 분포 양상이 상반되게 나타난 건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방향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업계 점유율을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인해 몸집을 불리고 수익성을 높일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리테일 대출 부문이 늘었다"며 "중장년층 고객뿐만 아니라 젊은 고객층도 잡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간 가계대출 비중이 높았던 OK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뒀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상대적으로 이율이 낮은 대신 리스크도 적다. 특히 OK저축은행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업대출 비중의 상승을 이끈 것은 '대기업 대출'이었다. 올해 1분기 말 대기업 대출채권 금액은 501억원으로 지난해(100억원) 1분기보다 5배 증가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과 가계 여신 비중을 5대 5로 맞추는 것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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