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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육상보다 이용률 높은 해상풍력, 해양생태계는 '이상무'

(르포)국내 첫 탐라해상풍력발전소…두중 자체 기술력 확보, 설계는 아직 해외 의존

2019-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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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해상풍력 조성 과정에서 소음과 저주파로 해양 생태계가 훼손될 거라는 주민들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3년여 간 해상풍력을 운영해본 결과, 오히려 발전기 다리가 어초 역할을 하고 큰 돌들이 깔린 해저테이블은 물고기들이 숨는 장소가 됐습니다. 오히려 어족자원이 풍부해진 거죠."
 
제주도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해안에 설치된 해상풍력발전기 모습. 사진/강명연 기자
 
28일 찾은 탐라해상풍력발전에 대해 김동명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은 "국내 첫 해상풍력이라 조성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면서도 "지금은 주민들이 해상풍력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제주도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해안에 자리잡은 탐라해상풍력발전은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소다. 2017년 9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그에 앞서 1년 간 시험운전을 거쳤다. 3MW급 발전기 10기를 설치, 총 30MW 규모로 제주도에서 운영되는 풍력설비(269MW)의 10%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의 김동명 탐라해상풍력발전 본부장은 "해저 구조물은 음극과 양극을 흘려 부식방지 설비를 적용하고 페인트는 특수도료를 사용하는 등 해양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풍력발전을 설치할 부지는 한계가 있는 반면 해상풍력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발전소는 규모가 크지 않고 발전량도 많지는 않지만 한국이 해상풍력을 가진 국가 대열에 들어서게 한 발전소라는 의미가 있다"며 "좋은 선례가 되기 위해 주민 설득 과정부터 운영까지 모든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남부발전의 한경풍력발전 모습. 탐라해상풍력발전과 맞닿아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한국남부발전 관계자가 남제주발전본부의 상황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소인 탐라해상풍력발전은 2017년 9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상업운전을 앞두고 1년 간의 시험운전을 거쳤다. 
 
해상풍력은 육지풍력과 비교해 바람을 방해하는 장애물 등이 적어 이용률이 높다는 게 강점이다. 김 본부장은 "설치비 등이 늘어나 건설비용이 육지풍력보다 2.5배 가량 비싸지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2.5로 그만큼 보전을 받고 있어 수치상 경제성을 맞추게 된다"고 말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의 평균 풍속은 7.6m/s로 국내에서 풍질이 좋은 곳으로 꼽히는 대관령(7.6m/s)과 유사하다. 국내 육상 어디보다도 바람이 좋은 셈이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탐라해상풍력발전소에서 측정되는 실시간 풍력은 10m/s 내외를 가리키고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배를 타고 발전기 앞까지 가봐야 하지만 이날 제주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배가 뜨지 못했다.
 
탐라해상풍력에 설치된 발전기는 두산중공업이 설계부터 설치, 운영까지 전 과정을 자체 기술로 완성시켰다. 100% 국산 기술을 적용한 해상풍력 발전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발전기 자체설비 외에 해상풍력 발전소 설계는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바람의 질을 분석해 어떤 발전기를 어떻게 설지할지가 중요한데,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노하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탐라해상풍력발전 바로 옆에 있는 남부발전의 한경풍력발전은 해상풍력과 연결된 것처럼 맞닿아 있었다. 해안가에 가까이 설치해 바닷바람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위치 선정이다. 
 
하지만 두 발전소가 거의 같은 위치에 있음에도 이용률 차이는 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바다에 설치된 해상풍력과 달리 육상풍력은 지형의 영향을 받는다"며 "또 바다는 구조물이나 장애물이 전혀 없어 평균풍속이 육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탐라해상풍력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제주도에만 3곳에서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3%로, 제주도는 탄소제로섬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까지 20%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김동명 본부장은 "바람이 많은 제주도 특성상 태양광보다 풍력이 강점을 갖고 있다"며 "특히 해상풍력은 발전기 이용률을 높여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신재생에너지인 만큼 남동발전도 풍력발전 보급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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