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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차활용법(28)-버려진 폐선 지역 관광자원 활용

2019-11-11 16:55

조회수 :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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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도시의 발전과 함께했던 시설과 공간들이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하나둘 버려지고 있습니다. 쓰임을 다한 철길 역시 수북이 자란 풀 속에서 방치되거나, 재개발 과정에서 다른 구조물 아래에 묻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버려지는 철길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합니다.
 
폐선의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도로와 마찬가지로 기차의 성능에 발맞춰 곡선을 직선화하거나 언덕을 깎아 고속화에 적합한 환경을 만듭니다. 역사적 이유로 일제시대 문화유적지 주변을 지나도록 설계한 철길 등은 기차가 다닐 때 발생하는 진동을 막기 위해 폐선으로 가닥을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버려지는 철길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진은 경춘선숲길. 사진/뉴시스
 
우리나라 근대사를 품고 있는 철도, 이제는 기차가 달리지 않는 폐선의 경우 그 길이 함유한 유산을 새롭게 살리는 방향으로 공원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볼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폐선 활용 해법은 ‘경의선숲길’이 대표적이지요. 경의선과 공항철도가 지하에 건설되면서 지상구간이 공원으로 변신한 사례입니다. 지역을 단절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곳이 새로운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변화했습니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며 쇠락해가던 연남동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유일하게 우리 자본으로 설립된 경춘철도주식회사가 건설한 사설철도 경춘선의 사례도 주목할만합니다. 경춘선이 복선전철화되면서 성북역~갈매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지요. 당시 폐선 된 기찻길은 쓰레기와 불법주차 등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지역이 이제는 숲길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경춘선숲길’로 명명된 이 길로 시민들의 발길이 모이면서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뽐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버려지는 철길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합니다. 사진은 도심철도 폐선부지를 활용한 광주푸른길공원. 사진/뉴시스
 
다른 지역은 어떨까요? 1990년대에는 광주역 인근 폐선이 ‘광주푸른길공원’으로 재단장했습니다. 경남 마산의 ‘임항선 그린웨이’를 비롯, 부산의 경우 절경으로 유명한 ‘그린레일웨이’도 있습니다. 산림청이 주관한 2019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포항의 사례도 눈여겨볼만합니다. ‘포항철길숲’은 도심을 관통하던 폐철길을 숲으로 조성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한 것은 물론, 철길숲을 통해 단절된 도시를 녹지축으로 연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폐선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사례가 이처럼 다양합니다만,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내놓지 못했거나 개선할 부분을 안은 지자체들이 더 많습니다. 벤치마킹 (benchmarking)이란 이럴 때 필요한 경영 기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일부 지역을 깔끔하게 정돈하는 차원을 넘어 철길에 각 지역의 스토리를 담아보는 방향은 어떨까요? 공모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주민들이 더 자주 찾고 싶은 공간이 된다면 타지에 사는 사람들도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조금씩 변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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