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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미 "한일 모두 실망"…지소미아 연장 요구

한국 이어 처음으로 일본에 유감 표명…우리정부 "한미 이견 없어" 되풀이

2019-08-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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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미국 고위당국자들이 계속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에도 처음으로 실망감을 표시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우리정부에 대한 지소미아 연장 압박은 계속됐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 질문을 받고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점에 매우 실망했으며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모두를 상대로 한 것이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이 시작된 후 미 고위당국자가 일본에 대한 실망감을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미국의 지소미아 종료 관련 언급은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한국이 지소미아에 대해 내린 결정에 실망했다"고 공개 비판한 것을 시작으로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연이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에스퍼 장관은 "도쿄와 서울에서 담당자들을 만났을 때 이(실망감)를 표현했고 양측간에 잘 해결할 것을 권고·촉구했다"며 “양측에 '우리에게는 북한과 중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고 우리가 함께 협력할 때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문제를 잘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이 한일 모두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을 놓고 미국이 한일 양국에 관여해 갈등 해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한일 지소미아를 대중국 전략에 필요한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공고히하는 매개체로 여긴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미국은 전날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지소미아 종료 관련 미국 정부의 공개적인 불만 표출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한국에 대한 철회 압박을 지속했다. 던퍼드 의장은 이날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을 갖고 있지만 매우 강력한 (한일) 양국 간 정보공유 합의와 같이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우리가 동북아에서 직면한 심각한 안보도전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음을 우려한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미 고위당국자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한미관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소미아 종료 관련) 에스퍼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직접 통화를 했고 그때 충분히 말씀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 한미 간에 긴밀한 공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미 당국자들의 발언을 알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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