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우리 금융시장이 과거에 비해 충분한 복원력을 갖고 있다"면서 "최근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에 과도하고 지나친 불안심리를 가지기보다는 글로벌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 상황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의는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금융시장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김 차관은 "국내 금융시장의 동향을 보면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난달 1일 이후시장의 변동성이 일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기둔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 미 기준금리 인하 여부·시기·폭에 대한 불확실성, 홍콩·아르헨티나·이탈리아 정세불안 등 대외 리스크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간에 글로벌 악재가 중첩됨에 따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flight to safety)가 확산됐다"며 "주요국 증시 동반하락, 국채금리 하락, 안전통화인 달러화와 엔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체계에 밀접하게 연결돼있어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 금융시장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외부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충충분한 복원력(resilience)과 정책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에도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국가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물경제와 관련해서는 "대외여건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되며 성장 경로상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으나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 수출이 꾸준히 증가중이고, 신규벤처투자도 7월까지 2조3739억원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고용시장이 전반적 회복흐름을 지속하며 가계소득도 2분기 들어 1분위 소득까지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도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국산화를 위한 우리기업의 투자확대와 대체수입처 확보,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 등이 보완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금융시장 안정, 경제활력 제고, 일본 수출규제 대웅이라는 3가지 방향에서 총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수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부기관장들간 실시간 소통채널을 이미 구축했다"며 "당분간 산업통상자원부까지 포함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2회 가동하면서 주요 리스크요인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선제적이고 단호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보강을 위한 추가대책과 관련해서는 "정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금운용계획 변경으로 빠른 시일 내에 재정을 추가 투입하고 공공, 민자, 기업투자도 당초계획 이상 집행될 수 있도록 애로요인을 점검·해소하겠다"며 "이에 더해 소비, 관광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추가 발굴해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하고 재정이 경제활력 제고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내년도 예산도 올해대비 9%이상 증가한 약 513조원대 수준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휘말리면서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때일수록 각 경제주체가서로를 믿고 한마음 한뜻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동심동덕의 자세로긴밀히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경제가 외부의 어떤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로 거듭나도록 비장한 각오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