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민호

dducksoi@etomato.com

삶과 철학 그리고 피아노
②⑨틀

플라톤 <대화편>

2019-02-19 09:04

조회수 : 28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제자들이 만류했다.
"굳이 죽지 않고도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택했다.

그는 "진리를 앎에 따른 나의 선택이다. 앎으로 인해 사람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진리다"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안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유를 부여하며 그것이 진리를 깨닫는 방법이 된다는 것.

스승의 죽음을 바라보는 제자들 중 플라톤도 그 자리에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는 그림 중 왼쪽.
등을 돌리고 앉아있는 사람이 플라톤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19살에 만났다.
당시 노인이었던 소크라테스와 나이 차이가 많았다.
스승의 죽음으로 플라톤은 철학에 몰두했다.
소크라테스는 아무런 책도 남기지 않았다.
오직 플라톤의 <대화편>에 스승과 제자들의 이야기가 남아있다.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각주

플라톤은 스승이 말한 진리.
그리고 그 진리로 인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했다.
평생을 철학 연구에 바친 그는 마침내 중요한 원리를 찾아낸다.

"서양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이 만들어 놓은 산물에서 시작한다.
<대화편>에 나온 철학과제와 결론에 살을 조금씩 더한 것이다.

플라톤은 말한다.
진리는 '틀'이다.
변하지 않는 진리는 존재한다.
다만 형태와 시간, 공간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과 이성, 자연과 세계는 엄연히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진리를 담고 표현하는 그 '틀'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지고 다시 생성한다는 것이다.
마치 자연이 4계절을 지나 없어졌다가 다시 생명을 피워내듯이.



'틀'이라는 이데아

모래사장에 아이가 모래성을 쌓고 있다.
모래성을 쌓기 위해서는 바가지 모양의 틀이 필요하다.
아이는 사라진다.
모래성도 언젠가는 없어진다.
하지만 그 '틀'은 영원하다.
다른 모양으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도 모래성이라는 이상향을 만들기 위한 '틀'은 존재한다.
'틀'이라고 하는 그 자체는 플라스틱이라 없어지겠지만 이상을 구축하기 위한 '틀'이라고 하는 개념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모래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틀'이 필요하고 모래성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틀'로 인해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기 때문이다.

'틀'을 플라톤은 '이데아'라고 불렀다.
사랑, 박애, 평등, 공감, 자유.
이 모든 절대불변의 정신을 갖고 세상을 만들어가는 '자연'과 같은 '이데아'.
'틀'.

플라톤은 '틀'만 빼고 모두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죽고 난후 다시 부활한다고 믿었다.
모든 자연이 죽고 난후 다시 생성되듯이.
사람도 죽지만 이어 다시 생명으로 태어난다.
자연과 사람. 
땅에서 피어나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생명을 펼친다.
그 생명은 '틀'을 주워들고 불변의 가치를 만든다.
1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래성을 쌓아 만드는 아이처럼.

삶을 꽃피우는 죽음 '엔트로피'

현대철학에서는 이를 '엔트로피'라고 설명한다.
'엔트로피'도 <대화편>에 언급된 말이다.
죽음은 삶을 향한 여정이요.
삶은 다시 새로운 생명을 꽃피우기 위한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이성과 감성.
질서와 무질서.
삶과 죽음.
모든 것이 반복된다.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죽는다는 것. 
'틀'을 가지고 놀다 소풍을 끝내고 땅으로 돌아가는 것.
오래전 누군가의 엔트로피로 만들어진 우리. 
그렇게 '틀'만 놔두고 모든 것은 순환한다.

불교에서 윤회.
유교의 인생무상.
모두 같은 의미다.
우리도 모두 대자연에 포함된 존재다.
시작과 끝이 연결된 유기체의 일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결론이 나온다.
사랑하라.
사랑을 겸하라.
우리만 변할뿐 '틀'과 자연은 변하지 않으니.
겸상애.
  • 박민호

삶과 철학 그리고 피아노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
박민호 기자의 뉴스카페 더보기
관련 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